043.別房太尉墓
唐 杜甫
방태위 묘를 지나며
他鄕復行役 (타향부행역) 타향에서 또 다시 먼 길을 떠나며
駐馬別孤墳 (주마별고분) 말을 멈추고 외로운 무덤과 작별하네
近淚無乾土 (근루무건토) 내 눈물 흘린 근처에는 마른 흙 하나 없고
低空有斷雲 (저공유단운) 나직한 하늘엔 눈물에 가린 구름만 떠있네
對碁陪謝傅 (대기배사부) 바둑을 둘 때면 사안을 모신 듯 했는데
把劒覓徐君 (파검멱서군) 칼을 잡고 서국의 임금을 찾아 온 듯
唯見林花落 (유견임화락) 보이는 것은 떨어지는 숲속의 꽃이고
鶯啼送客聞 (앵제송객문) 앵무새 울음소리 떠나는 나그네에게 들리네.
註釋
房太尉:방관, 지금의 하남 낙양사람. 천보15년 정승으로 임명되었다. 두보와 더불어 벼슬이 없는 선비와 서민(庶民)의 교제(交際)를 했다.
謝傅:동진의 명장 사안.
把劒:출전<사기.오태백세가>季札이 처음 사신으로 북으로 가면서 徐나라 임금을 만났는데, 徐君이 계찰의 검을 좋아했으나,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계찰은 마음으로 그 뜻을 알았으나, 上國으로 사신을 가기 때문에 칼을 줄 수가 없었다. 다시 徐에 이르렀으나 徐君은 이미 죽었다.
그러나 그는 보검을 풀어, 서군의 무덤가 나무에 걸어놓고 떠났다. 그를 따르는 자가 말했다: 서군은 이미 죽었는데, 누구에게 주시오?
계찰이 말했다: 그렇지 않다. 어찌 죽었다고 내 마음을 배반하랴? 여기에서 자기와 방관과의 교우관계가 生死에 따라 변하지 않음을 비유한 것이다.
譯文
나는 또 분주하게 타향으로 가는데, 말에서 내려 당신의 외로운 무덤에 고별하오.
나의 눈물 떨어져 근처의 흙을 젖게 하고, 낮은 하늘에 드리운 구름도 그를 위해 슬피 운다.
생전에 나는 일찍이 당신과 바둑을 같이 두었고, 당신은 기품 있는 풍도는 사안과 같았소.
나는 옛정을 잊을 수 없으니, 마치 계찰이 徐國의 임금을 찾아간 것과 같소.
묘 주위는 적막한데, 숲속의 꽃들은 바람에 휘날려 떨어지고, 나그네 떠나니 단지 꾀꼬리 울음소리만 들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