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相見歡
南唐 李煜
無言獨上西樓 (무언독상서루) 말없이 홀로 누각에 올라보니
月如鉤 (월여구) 갈고리 같은 조각달이 걸려 있네.
寂寞梧桐深院 (적막오동심원) 오동나무 서 있는 적막한 깊은 뜰은
鎖淸秋 (쇄청추) 짙은 가을 색에 뒤덮여 있고
剪不斷 (전부단) 잘라도 끊어지지 않고
理還亂 (이환란) 정리해도 어지러운 것
是離愁 (시이수) 이것이 고국을 떠난 수심
別是一般滋味 (별시일반자미) 다른 한 종류의 의미가
在心頭 (재심두) 언제나 내 맘 속에 머물러 있네.
註釋
鎖淸秋: 깊이 가을 색에 뒤덮인. 離愁: 나라를 떠난 수심을 가리킨다.
別是一般: “別是一番”으로도 썼으며, 다른 한 종류의 의미가 있다.
譯文
黙黙無言 외로운데, 홀로 천천히 텅 빈 서쪽 누각에 올랐다.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갈고리 같이 구부러진 차가운 달의 동무가 되고.
머리 숙여 보니, 단지 오동나무 적막한 고립된 정원만 보이는데,
깊은 정원은 차갑고 처량한 가을빛에 덮여 있다.
잘라도 끊어지지 않고, 정리해도 정리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麻처럼 어지럽게 하는 것은, 바로 망국의 고통이다.
수많은 번민 마음에 휘감기니, 오히려 또 다른 종류의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