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浪淘沙
南唐 李煜
물결에 씻기는 모래
簾外雨潺潺 (렴외우잔잔) 주렴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春意闌珊 (춘의란산) 봄기운은 사그러져 간다.
羅衾不耐五更寒 (라금불내오경한) 비단 이불로도 새벽의 추위를 견딜 수 없다.
夢裏不知身是客 (몽리부지신시객) 꿈속에서 이 몸이 나그네였음을 알지 못하고
一晌貪歡 (일향탐환) 잠시나마 기쁨을 탐했노라.
獨自莫憑闌 (독자막빙란) 혼자서는 난간에 기대지 말라.
無限江山 (무한강산) 무한한 강산
別時容易見時難 (별시용이견시난) 이별할 때는 쉬워도 다시 만나기는 어려워라
流水落花春去也 (유수낙화춘거야) 흐르는 물 떨어지는 꽃 봄이 가는데
天上人間 (천상인간) 모두가 천상 모두가 인간세상이라.
註釋
潺潺: 비 내리는 소리를 형용. 闌珊:쇠잔. 어떤 글에는 “將闌”
羅衾: 비단이불 绸被子. 江山: 南唐의 강과 산을 가리킨다.
譯文
문밖에 빗소리 잔잔하게 들려오고, 진한 봄기운도 시들었다.
비단으로 짠 이불로도 한밤의 추위을 견디지 못한다.
미몽 중에 자신이 떠도는 나그네인 걸 망각하고,
잠시 잠깐의 환락에 젖었노라.
홀로 높은 누각 위 난간에 기대 먼 곳을 바라보지 마라,
옛날에 보유하던 무한한 국토를 생각하게 되어,
마음에 무한한 상심이 일어날 것이니.
이별, 그것은 쉬우나, 다시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잃어버린 강물, 시들어 떨어진 붉은 꽃과 봄날이 모두 되돌아가,
지금과 옛날을 비교하니, 모두가 天上이고 모두가 인간세상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