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定風波
宋 蘇軾
莫聽穿林打葉聲 (막청천림타엽성) 숲을 뚫고 나뭇잎 때리는 소리 듣지 마라.
何妨吟嘯且徐行 (하방음소처서행) 길게 읊조리며 천천히 가는 것을 어찌 막으랴.
竹杖芒鞋輕勝馬 (죽장망혜경승마) 대나무 지팡이에 짚신 신으니 말보다 가벼운데
誰怕 (수파) 누가 걱정하는가?
一蓑煙雨任平生 (일사연우임평생) 안개비에 도롱이로 평생을 맡겼도다.
料峭春風吹酒醒 (료초춘풍취주성) 성급한 봄바람 불어 술에서 깨니
微冷 (미랭) 조금 차가운데.
山斗斜照却相迎 (산두사조각상영) 산머리 저녁햇빛이 오히려 반갑구나.
回首向來蕭瑟處 (회수향래소슬처) 머리 돌려 소슬바람 부는 곳으로
歸去 (귀거) 돌아가세.
也無風雨也無晴 (야무풍우야무청) 비바람 없으면 하늘이 개는 일도 없으니.
註釋
吟嘯: 시를 읊으며 길게 소리 지르다. 芒鞋: 풀로 만든 신발. 料峭: 봄날 조금 차가운 것을 형용했다.
蕭瑟處: 비를 만난 곳을 가리킨다.
譯文
폭우가 숲을 뚫고 나뭇잎을 때리는 소리를 듣지 말라.
천천히 길을 가며 한편으로 시사를 읊으면서 한편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폭우를 얼굴에 맞으면서 시를 읊으며 휘파람 부는 것을 방해하는 것 없다.
손에는 대나무 지팡이 집고, 발엔 짚신 신었느니 말 탄 것보다 가볍다.
누가 폭우에 젖어 씻기는 걸 겁내랴?
도롱이 옷에, 바람 불어 비 맞는 생활로 일생을 보냈는데.
조금 차가운 봄바람 불어 취기에서 깨어나니, 유달리 맑은 정신 상쾌한 느낌이다.
산머리에 석양이 서쪽으로 떨어지는 것을 나와 더불어 반긴다.
머리 돌려 바라보니 막 비바람 불던 곳은 이미 비구름 걷히고 흩어졌구나.
돌아가자, 비바람 없으니 또한 개일 것도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