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訴衷情
宋 陸游
當年萬里覓封侯 (당년만리멱봉후) 그 시절 만 리 벼슬을 찾아
匹馬戍梁州 (필마술양주) 필마로 양주 변경을 지키려 떠났지.
關河夢斷何處 (관하몽단하처) 꿈에서 깨니 관하 변방은 어느 곳인지
塵暗舊貂裘 (진암구초구) 먼지 어둑한 곳에 옛날 담비옷만 남아 있네.
胡未滅 (호미멸) 금나라는 아직 몰아내지 못하고
鬢先秋 (빈선추) 살쩍에는 가을 서리 먼저 내렸으니
淚空流 (누공류) 눈물만 공연히 흐른다.
此生誰料 (차생수료) 이러한 생 누가 헤아릴까
心在天山 (심재천산) 마음은 아직도 천산에 있는데
身老滄洲 (신노창주) 몸은 늙어 창주에서 한가하게 살고 있으니.
註釋
梁州: 지금의 섬서 한중 일대. 關河: 關塞. 河防. 국경지대 변방을 가리킨다.
胡: 금나라 군대. 滄洲: 한가하게 사는 곳을 가리킨다.
貂裘: 초구. 담비의 모피(毛皮)로 만든 갖옷
譯文
당시를 생각하니, 나는 멀리 고향을 떠나, 전선으로 바쁘게 달려가,
반초를 흉내 내어 만 리 封侯벼슬을 찾으려고, 單槍匹馬로 변방 양주를 지켰다.
이런 생활을 단지 꿈속에서 되새기다가, 하루아침 꿈에서 깨니,
몸은 어디에 있는가?
그 시절 입었던 담비 가죽과 원정하던 옷은 일찍이 먼지에 뒤덮였고,
예전의 안색은 사라져 버렸다.
금나라 병사는 아직도 소멸되지 않고,
자신의 수염은 오히려 가을 서리같이 반백이 되었으니,
다만 공연히 눈물만 흐른다.
이 일생을 누가 능히 예상할 수 있을까,
내 마음은 전선에 매여 있는데,
오히려 몸은 늙어 한가한 곳에 거하고 있다.
이 사는 詞人의 포부를 펼칠 방법이 없어, 마음에 품어 온 뜻을 아직 이루지
못한 분개와 고민스런 심정을 표현하여, 십분 사람을 감동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