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桃源憶故人
宋 陸游
一彈指頃浮生過 (일탄지경부생과) 손가락 한번 튀기는 사이 부평초 같은 인생 지나가 버리고
墮甑無知當破 (타증무지당파) 시루를 떨어뜨려도 부서진 줄 모른다.
去去醉吟高臥 (거거취음고와) 점점 멀어져 취하여 읊조리며 베개 높이 누워
獨唱何須和 (독창하수화) 홀로 노래하니 어찌 화창이 필요할까?
殘年還我從來我 (잔년환아종래아) 남은 생 종래의 나로 되돌려 준다면
萬里江湖煙舸 (만리강호연가) 만 리 강호에 안개 젖은 배 띄우고.
脫盡利名繮鎖 (탈진리명강쇄) 명리에 묶인 것 다 벗어버리면
世界元來大 (세계원래대) 세계는 원래 큰 것이구나 알아차렸을 것을.
註釋
甑: 시루 증. 舸: 배 가 繮: 고삐 강. 鎖: 쇠사슬 쇄
譯文
세상사 부침은 정해지지 않고, 인생은 짧고 잠깐으로,
손가락 한번 튀기는 사이 바로 끝난다.
원래 인생이 이와 같음을 알았으니, 애석해할 필요 없다.
스스로 가서 술 마시고 노래하며 높이 누웠으니,
또 다른 사람의 화창이 필요한가?
이미 만년이 되어, 나에게 일 년 젊어지는 “我”를 준다면,
“萬里江湖”의 안개 낀 물결 위에 배 띄우고,
“煙波釣徒(은거하며 낚시하는 사람)”가 될 텐데.
명리의 속박 없이, 단지 마음을 넓게 열어 깨닫는다면, 근심 걱정 없이,
세계가 원래 이렇구나 마침내 알아차렸을 것을.
나중의 두 句는 詞人이 세상만사의 변화를 실컷 경험한 후의 인생의 깨달음이며,
인간에 대한 경고의 작용이 있다.
▶陸游: 남송대(南宋代)의 시인으로, 자(字)는 무관(務觀)이고 호(號)는 방옹(放翁)이며,
월주(越州) 산음현[山陰縣, 지금의 저장성(浙江省) 사오싱시(紹興市)] 사람이다.
北宋과 南宋의 교체기에 태어났으며, 남송 조정이 中原 지역을 金에 내어주고
굴욕적인 화친책을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해 가던 시기에
일생토록 금에 대한 항전과 失地의 회복을 주장하며 살았던 시인이다.
그의 불굴의 기상과 강인한 투쟁 의식은 그의 수많은 우국시를 통해 끊임없이 표출되었으며,
그 헌신성과 진정성으로 인해 오늘날까지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憂國詩人으로 추앙받고 있다.
아울러 전후로 도합 1만 수에 달하는 시를 남기고 있어 중국 最多作 작가로서의 명성 또한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