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6 7

치폐설존(齒弊舌存)

중국의 사상가이며 도가 철학의 시조인 노자가 눈이 많이 내린 아침에 숲을 거닐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요란한 소리에 노자는 깜짝 놀랐다.노자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굵어 튼튼한 가지들이 처음에는 눈의 무게를 구부러짐 없이 지탱하고 있었지만, 점차 무거워지는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러져 버렸다. 반면 이보다 가늘고 작은 가지들은 눈이 쌓임에 따라 자연스레 휘어져 눈을 아래로 떨어뜨린 후에, 다시 원래대로 튀어 올라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를 본 노자는 깊이 깨달았다. 저 나뭇가지처럼 형태를 구부려 트리고 변화하는 것이 버티고 저항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이치로구나! 부드러움은 단단함을 이긴다. 부드러운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

뱀테마, 한국 여행지

2025년은 뱀의 해다.   한국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한국에는 뱀과 관련된 이름을 가진 208개의 장소가 있다.홍콩의 언론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코리아타임즈 기사를 인용해 뱀을 주제로 한 한국의 여행지 4곳을 보도했다.   ■월드컵 공원에서 뱀 부부에게 소원을 빌기2018년부터 서울월드컵공원에서는 공원에서 채취한 은잔디로 올해의 대형 동물 조형물을 만드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푸른 뱀의 해를 맞아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남편 뱀과 아내 뱀이 전시회의 주인공이다. 약 4톤의 은잔디가 조각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어린이와 가족들은 뱀의 몸과 알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밤이 되면 뱀들은 LED로 불을 밝힌다. 공원 전체에 눈송이, 별, 물방울 모양의 다른 조명..

臨江仙 / 楊慎

명(明) 양신(楊慎 1488–1559)滾滾長江東逝水(곤곤장강동서수) 굼실굼실 긴 강물은 동쪽으로 흘러浪花淘盡英雄(낭화도진영웅) 물거품에 영웅 자취 모두 쓸려가 버렸네是非成敗轉頭空(시비성패전두공) 옳고 그름 지고 이김 돌아보니 헛되어라!靑山依舊在(청산의구재) 푸른 산은 옛날대로 남아있는데幾度夕陽紅(기도석양홍) 몇 번이나 석양빛에 붉어졌던가?白髮漁樵江渚上(백발어초강저상) 강가에서 머리가 센 늙은 어부들慣看秋月春風(관간추월춘풍) 가을 달과 봄바람을 으레 보면서一壺濁酒喜相逢(일호탁주희상봉) 한 동이 막걸리로 반갑게들 서로 만나古今多少事(고금다소사) 고금에 일어났던 여러 일들都付笑談中(도부소담중) 소담 속에 모두 붙이네.원래 명나라 양신이 이라는 제목으로 쓴 사곡(詞曲)인데 청나라 문인 모륜(毛綸), 모종강(毛宗..

冬(겨울) / 康海(明)

겨울(冬) /康海 1475-1540(明)雲凍欲雪未雪(운동욕설미설) 구름 얼어 눈 오려다 내리지 않고梅瘦將花未花(매수장화미화) 매 여위어 꽃 피려다 피지 않은 채流水小橋山寺(유수소교산사) 물 흐르는 작은 다리 산 절 보이고竹籬茅舍人家(죽리아사인가) 대 울 둘린 띠풀 지붕 인가가 있네.구름이 얼어 붙었음일까 눈이 올 날씨에 눈은 오지 않고매화나무 깡말라 꽃필 철에 꽃이 피지 않네시냇물 작은 다리 건너 산사가 보이고대울타리 안쪽에는 사람 사는 초가집.회색빛 겨울 속에 숨을 죽인 듯 잠겨 있는 산촌 풍경을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