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7할은 성실하게, 3할은 어리석게

甘冥堂 2019. 3. 9. 14:42

陳繼儒 (진계유)

 

不言人是非 但看花開落

인간사 옳고 그름에 대하여 말하지 않겠노라

그저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바라볼 뿐.

 

인생을 달관한 어떤 경지가 느껴집니다.

암자유사에는 이런 글도 있습니다.

 

留七分正經以度生   

7할은 성실하게 살면서 삶을 꾸려야 하고

留三分痴呆以防死   

3할은 어리숙하게 살아 죽음을 막아야지.

 

참으로 적절한 경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남을 밟고 올라가야 내가 살 수 있다는 무한 경쟁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세상일 남에게 져 주듯. 남보다 조금 손해보듯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이 글을 잘 음미하면 우리의 삶이 조금은 덜 핍박하지 않을까요?

 

또 반성문 같은 문장도 있습니다.

 

 然後    그런 뒤에야

 

靜坐 然後知 平日之氣浮      고요히 앉은 후에야 기분이 들떠 있었다는 것을 알았네

守默 然後知 平日之言燥      침묵 한 후에야 말이 조급했음을 알았네

 

省事 然後知 平日之費閒      일을 줄이고 나서야 한가하게 시간을 써버린 것을 알았네

閉戶 然後知 平日之交濫      문을 닫은 후에야 사귐이 지나쳤다는 것을 알았네

 

寡慾 然後知 平日之病多      욕심을 줄인 후에야 (욕심으로) 병이 많았음을 알았네

近情 然後知 平日之念刻      정을 준 후에야 평소 마음이 각박했음을 알았네.

 

朱子十悔와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가끔은 혼자 조용히 앉아 자기를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후회란 항상 늦은 것입니다. 비록 조금 늦기는 했으나, 이윽고 깨달음을 얻었다면

그건 오히려 정도를 걷는 빠른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陳繼儒(1556~1639) 明 書畵家중국 명말의 문인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