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젖은 낙엽

甘冥堂 2019. 12. 1. 17:45

 

젖은 낙엽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버리려해도 치워지지도 않는

치우느니 그냥 내버려두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

 

그러다가 언젠가 제풀에 말라 비틀어져

바람에 쓸려 흩어지거나

그 자리에 썩어 거름이 되거나

뭇 사람들에게 밟혀 가루가 될

젖은 낙엽

 

일본 여인들이

퇴직하여 시장바구니나 들고 졸졸 쫒아다니는

남편을 일러 '젖은낙엽'이라 괄시한다고 들었다. 몹쓸 녀-ㄴ들이다

 

어찌 그들 뿐이겠나?

우리나라는 더하면 더했지,

그들 못지않는 구박을 퍼부을 것만 같다.

 

젊음을 바쳐 돌봐주고 아껴주었건만

세월이 지나니 이렇게 역전되고야 말았다.

 

12월 첫날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빗속을 걸으며

낭만의 추억은 어디 가고

젖은 낙엽의

서글픔만 떠오르다니...

 

곡조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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