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대 철학자 리쭝우(李宗吾·1879~1944)는 저서 《후흑열전(厚黑列傳)》에서
위인들의 공통점으로 ‘두꺼운 얼굴(面厚)과
시커먼 뱃속(心黑)’을 꼽았다.
후흑은 3단계다
'낯가죽이 성벽처럼 두껍고 속마음이 숯덩이 상태(초보),
속마음은 칠흑 같지만 얼굴은 투명하게 밝은 단계(다음)
厚하나 형태가 없고, 黑하나 색깔이 없다.(3단계)
3단계는 세상은 물론 본인조차 후흑인지 여부를 인지하지 못하는 단계에 오른 위인이다.
그런 경지에 오른 조조, 유비 같은 인물이라야
천하를 도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다른 예는 윗사람을 농락하고 권세를 함부로 부린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환관 조고다.
생전 온갖 아첨을 바쳤던 진시황이 죽자
허수아비 2세 황제를 세우고
급기야 그자리를 탐하던 조고가
황제 앞에서 많은 신하들의 마음을 떠볼 요량으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겨댔다.(指鹿爲馬)
몇몇이 조고의 편을 들어 말이라 하였으나
간혹 사슴이라 직언하는 신하도 있었다.
조고가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들을 모조리 얽어 감옥에 넣자
그뒤 아무도 다른 견해를 못냈다고 한다
<사기> 에는 또 曲學阿世(곡학아세)가 등장한다.
지식과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학문을 왜곡하고 권세나 시세에 아첨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대체로 말을 쉽게 바꾸고 그런 사실을 잘 기억도 못한다
바늘만한 것을 몽둥이라 과장하고,
제 논에 물댈 때처럼 자기에게만 이롭게 생각하는 행동이다
심지어 가당치 않은 말을 억지주장으로 끌어붙여 자기 주장에 맞추려하고
타인의 견해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자기 주장을 위해서는 돌로 양치질을 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삼는 모양이다.
수석침류(漱石枕流)다.
논어에서는 교묘한 말과 아첨꾼의 얼굴에는
착한 사람이 드물다고 갈파했다.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 이다.
교묘한 말, 듣기에 달고 생글웃는 얼굴이 보기에 좋아
이것에 둘러쌓인 존재는 용이 하늘을 날듯 착각에 빠지게 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나쁜 일들은 모두
혀에서 시작된다' 고 경고했다
이들이 무리지어 작당을 하게 되면 사태는 최악에 빠진다.
그들이 모이는 마당(堂)엔 온통 검은 마음(黑)뿐이다.
선거철 많은 사람이 모이고 떠나고 흩어진다. 그들은 말만 무성하다.
우리는 그들의 행동이 충실한지 돌아봐야 할 때다.
여당 대선 후보경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장동 사업을 진두지휘한 이 지사 측근이 구속되면서
상황이 점점 이 지사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럼에도 오히려 더 큰소리를 친다.
대장동 사업은 사과할 게 아니라 칭찬받을 일이라 주장한다.
국민들은 대장동 神功에 주목하고 있다.
야당은 택도 없고 깜도 안되는
足脫不足 이다.
정치권에서 누가 후흑 1.2단계인 이재명과 견줄 수 있을까?
아마 문재인 대통령 정도일 것이다.
어떤 잘못도 결코 사과하지 않고,
불리한 일에는 절대 나서지 않으며,
빛나는 일에는 가장 먼저 나서고,
유체이탈 화법과 온화한 낯빛으로 속내를 감추는 내공,
만만찮은 후흑임에 틀림없다.
(한경오피니언 및 기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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