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갈라파고스 현상

甘冥堂 2021. 10. 7. 11:28
과거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으면서도
현재 시장에서 도태된 일본 IT기업들의 특징을 가지고 대표적으로 이르는 말이 있는데
‘갈라파고스 현상’(Galápagos Syndrome이라고 한다.

이 말은 2007년 처음 등장한 말인데
한 학자가 일본 기업들을 그렇게 불렀다.

갈라파고스 현상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자신만의 표준을 고집하다가 시장에서 고립된 현상’을 말한다.

이 대표적인 예가 일본의 IT 산업과
2008년 당시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다.

이 말은 에콰도르 소유의 섬인 ‘갈라파고스’의 특징에서 비롯된다.
이곳은 엄청 큰 거북이나 특이한 이구아나 등
우리가 다른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고유의 동식물이 많다.
이 섬에 있는 동물들은 이곳에만 있어 멸종위기에 놓인 것들이 많다.

전에 볼 수 없었으면서도 다양한 동물들이
갈라파고스 제도에 살 수 있었던 것은
이 섬이 고립되어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고
독자적으로 발전해 온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
이러한 섬의 특징에서 우리가 쓰는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는 말을 따 왔다.

국제기준과 다른 혼자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행태....
일본 IT산업의 경우가 그랬다.
일본의 IT제조업계는 초반부터 자국 시장에만 특화 시켜 독자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자
지금은 국제적인 표준과 어긋나 점점 시장에서 도태된 것이다.

세계시장에 진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에서도 약해지고 말았다.
국제흐름보다는 자기만의 기준에만 충실했던 탓이다.
자국만의 특성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흐름을 경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편, 갈라파고스 증후군에 대한 언급이 있는 곳에는 ‘공룡기업’이라는 말도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덩치만 커진 기업이 유연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도
갈라파고스 증후군이 들어나게 된다.

이제 갈라파고스 증후군은 일본의 경제 상황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자주 보인다.
세계시장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해 어려워진 상황을 일반화 시키는 말이 되었다.

그만큼 여러 분야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제화된 이 시대에서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 다른 나라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전반적인 역사와 국제적 흐름을 무시하고
나만이 독자적으로 나아가는 것은
고립을 자처하는 행동이 될 것이다.
갈라파고스 증후군에 관한 교훈은 기업에 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판도 갈라파고스 증후군이 넘친다.
분노와 책임의 타자화, 독기어린 욕설, 막말,
황당 궤변, 드러난 잘못조차 오리발 내미는 후안무치의 정치판.

이런 저질정치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불렉홀이고,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최악의 나라가 됐다.

이런 갈라파고스 정치가 세상 변혁에 눈감고 예정된 미래조차 못본 체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판의 실체다.

국가의 모든 일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시선의 높이'에 따라 결정된다고 철학자 최진석이 갈파했다.

그들의 눈높이는 아마 지하층 밑에 있는
쓰레기만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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