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溪居 / 柳宗元
냇가에 거하며
久為簮組束 (구위잠조속) 관리 살이로 오랫동안 묶여 있다가
幸此南夷滴 (행차남이적) 다행히도 이 남쪽 변방으로 폄적되었네.
閒依農圃鄰 (한의농포인) 한가하게 논밭 곁에 의거하니
偶似山林客 (우사산림객) 산 속의 은자 같은 모습이 되었다.
曉耕翻露草 (효경번로초) 새벽에는 이슬 맺은 풀밭 갈아엎고
夜塝響溪石 (야방향계석) 밤에는 배 저어 계곡의 돌 구르는 소리 듣는다.
來徃不逢人 (래왕불봉인) 오고 가도 사람 만나지 못하고
長歌楚天碧 (장가초천벽). 길게 노래하니 초나라 하늘이 푸르구나.
溪居(계거):유종원이 영주 영릉의 염계 변에 지은 집.
簮組(잠조):관리의 장식. 관리로서의 생애. 束(속):속박. 묶다.
南夷(남이):옛날 남방의 소수민족을 폄하해서 부른 명칭.
滴(謫)(적):폄관 되다. 귀양 가다.
偶似(우사):有時好像. 때로는 꼭 닮았다.
耕翻(경번):갈아엎다. 塝(방): 배를 저어 나아가다.
楚天(초천):永州를 말한다. 영주는 옛날 초나라 땅이었다.
이 시는 유종원이 영주로 폄관 되어 염계 둔덕에 거하면서 지은 시다.
아름다운 풍경과 비로소 얻은 자유로움. 그리고 독왕독래하며 자신의 행복을 찾는다.
曉耕翻露草의 구절은 도연명의 采菊東籬下(동쪽 담 아래에서 국화를 딴다)를 연상시키며.
曉耕翻露草는 晨興理荒穢(새벽에 일어나 황무지를 맨다)의 風이다.
淸의 沈德潛은 이 노래는 불행하고 곤궁한 지경에 처해 있으면서도
맑고 편안하며 담박한 소리를 내었으니, 원망하지 않으면서 원망하고
원망하면서 원망하지 않음을 行間과 言外에서 때때로 만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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