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032. 晨詣超師院讀禪經 / 柳宗元

甘冥堂 2022. 9. 22. 08:54

032. 晨詣超師院讀禪經 / 柳宗元

       새벽에 초 스님 선원에 가서 불경을 읽다

 

汲井潄寒齒 (급정수한치) 우물 물 길어 시린 이 양치하고

清心拂塵服 (청심불진복) 마음을 깨끗이 하고 먼지 묻은 옷도 털고

閑持貝葉書 (한지폐엽서) 느긋하게 불경을 들고

步出東齋讀 (보출동재독) 걸어 나와 동쪽 서재에서 읽는다.

真源了無取 (진원요무취) 불경의 진리는 취하지도 못하고

妄跡世所逐 (망적세소축) 헛되이 세속의 흔적만 좇고 있다.

遺言冀可冥 (유언기가명) 남겨진 말씀으로 마음에 깨닫기 바라나

繕性何由熟 (선성하유숙) 본성을 다스리는 일이 어찌 익숙해지겠나?

道人庭宇靜 (도인정우정) 도인의 정원은 고요하고

苔色連深竹 (태색연심죽) 이끼는 우거진 대나무 숲으로 이어져 있다.

日出霧露餘 (일출무로여) 해 뜨니 안개와 이슬이 남아

青松如膏沐 (청송여고목) 푸른 소나무는 기름에 목욕한 듯 윤기 난다.

澹然離言説 (담연이언설) 심정은 차라리 고요하여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도

悟悦心自足 (오열심자족) 도의 즐거움을 알게 되니 마음에 스스로 만족한다.

 

 

()가다. 도착하다. 超師(초사)법명을 ()라고 하는 스님.

()양치질 할 수.

貝葉書(폐엽서)불경. 고대 인도 스님들은 조개껍질과 나뭇잎에 경을 썼다.

真源(진원)불경의 진리. 了無取(요무취)전혀 얻지 못하다.

遺言(유언)남겨진 말. 불경 중의 微言大義(미언대의)를 가리킨다.

()마음에 깨달음을 지칭한다.

繕性(선성)본성을 다스리다. 澹然(담연)심경은 차라리 고요하다.

離言説(이언설)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悟悦(오열)도의 즐거움을 깨닫다.

()만족.

 

 

[작자] 유종원(773~819)은 지금의 山西省 永濟 사람으로 세칭 柳河東(유하동)'이라 칭해지며,

793년에 진사에 등제하여 柳州(유주) 자사를 지냈다. 사람들은 柳柳州'라고 했다.

유종원은 당대 고문의 대가로서 韓愈(한유)와 더불어 고문운동을 주장했다. 세칭 韓柳(한류)'라고 했다.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 중 한 명이다.

 

이 시는 유종원이 유주사마로 폄적 당하여 있을 때 지은 로서,

시인의 철학적 견해를 서술한 것이다.

평소에 불교에 관심이 많았던 시인이 사원을 찾았다가

언어를 뛰어넘는 득도의 경지를 체험하고 그것에 감격한 것이다.

 

첫 네 구절은 정신이 번쩍 들도록 입안을 청결히 닦아내고 마음속의 잡념을 떨쳐버려

터럭하나 남기지 않으려는 행위는 모두 성스런 독경을 위한 구도자적 태도이다.

 

다음 네 구절은 참된 근원의 추구보다 허황된 자취를 좇는 데 연연하는 세태를 질타하며

불경의 字句 탐구에 몰두하기보다 본성의 수양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 여섯 구절은 찬란히 떠오른 태양과 햇살을 받아 윤택해진 대자연을 바라보고

초사(超師)가 누렸을 그윽하고 고요함 속의 즐거움을 느끼며 희열에 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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