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070. 古從軍行 / 李頎

甘冥堂 2023. 1. 26. 11:05

070. 古從軍行 / 李頎

        옛 종군의 노래

 

白日登山望烽火 (백일등산망봉화) 대낮에는 산에 올라 봉화를 바라보고

黄昏飲馬傍交河 (황혼음마방교하) 황혼에는 교하 가까이에서 말에 물 먹인다.

行人刁斗風砂暗 (행인조두풍사암) 병사의 조두소리에 흩날리는 모래는 어둑하고

公主琵琶幽怨多 (공주비파유원다) 공주를 위한 비파소리에 깊은 원망이 가득하다.

野營萬里無城郭 (야영만리무성곽) 야영은 만 리에 걸쳐있고 성곽은 없는데

雨雪紛紛連大漠 (우설분분연대막) 눈비가 분분히 사막에 이어진다.

胡鴈哀鳴夜夜飛 (호안애명야야비) 오랑캐 땅의 기러기 슬피 울며 밤마다 날고

胡兒眼淚雙雙落 (호아안루쌍쌍락) 오랑캐 아이 눈에서 두 줄기 눈물 떨어진다.

聞道玉門猶被遮 (문도옥문유피차) 들리는 소문에 옥문관이 아직도 막혀 있다는데

應將性命逐輕車 (응장성명축경거) 응당 목숨을 걸고 경거장군을 따라가야겠네.

年年戰骨埋荒外 (년년전골매황외) 해마다 전사자의 뼈가 변방에 묻히는데

空見蒲桃入漢家 (공견포도입한가) 포도가 황실로 들어가는 것만 헛되이 보이네.

 

 

古從軍行(고종군행)종군의 노래는 악부중의 平調曲에 속하며 변방 병사들의 고통과 원망을 노래한 것이 많다.

()가까이 하다.

交河(교하)지금의 신장 위그르 일대.

行人(행인)출정 나온 병사.

刁斗(조두)군대에서 쓰는 동으로 만든 그릇. 낮에는 밥 지을 때 사용하고 밤에는 두드려서 시간을 알리는데 사용 했다.

風砂暗(풍사암)모래 먼지가 너무 많아서 낮인데도 어둑어둑하다.

 

公主琵琶(공주비파)한 무제 때 烏孫王(오손왕)이 한나라 공주와 혼인할 것을 청했다.

이에 무제가 江都王(강도왕) 유건의 딸 細君(세군)을 공주로 가장하여 오손국에 시집보내며

그녀를 烏孫(오손)공주라고 불렀다.

길을 가는 도중에 그녀를 위로하기 위하여 사람들을 시켜 말 위에서 비파를 연주하게 했다.

胡鴈(호안)오랑캐 땅의 기러기.

哀鳴(애명)슬피 운다.

眼淚(안루)눈물.

玉門猶被遮(옥문유피차)이 구에서 옥문관이 막혀 있다는 것은 황제가 전쟁을 그만두기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性命생명. 목숨.

()따라가다.

輕車(경거)한 무제 때의 경거장군 李蔡(이채). 여기서는 원정군의 장수를 가리킨다.

荒外(황외)팔황의 밖이라는 뜻으로 변방을 가리킨다.

蒲桃(포도)포도. 한 무제가 전쟁을 일으켜 변방을 개척한 뒤 大宛(대완)은 왕자를 한나라에 인질로 보내고

해마다 天馬 두 필씩 바치기로 약속했다. 무제는 이에 사신을 보내 재물을 하사했는데

이때 사신이 대원에서 포도씨를 가져와서 무제의 離宮(이궁)에 심었다 한다.

 

 

해설

이 시는 한 무제가 名馬에 대한 탐욕이 지나쳐 전쟁까지 단행했던 역사적 사실을 빌어

당 현종의 무리한 군사정책을 풍자한 시다.

淸 沈德潛<唐詩別裁集>人命을 변방의 물건과 바꾸었으니 실책이 지나치다고 했다.

 

1~4구는 외로운 변방생활의 모습을 묘사했는데 병사들의 행진 속에 들려오는 조두 소리와

공주를 위로했던 비파소리를 통해 멀리 떠나온 병사들의 향수를 형상화 했다.

5~8구는 참담한 전쟁터의 모습을 묘사했다. 광활한 전쟁터에 내리는 눈이 더욱 몸과 마음을 시리게 하고,

부질없는 전쟁이 자신들 뿐만 아니라 오랑캐 땅의 기러기와 순박한 아이에게도 괴롭고 힘든 일이라고

동정심을 표시하였다.

9~12구는 수없이 많은 병사들의 희생을 외면한 채 옥문관까지 막아 퇴로를 차단한 침략전쟁의

무자비성을 폭로하고 이들의 목숨과 맞바꾼 포도를 들이고 향략을 즐기는 황실의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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