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 賈生 / 李商隱
가생
宣室求賢訪逐臣 (선실구현방축신) 선실전에서 현자를 찾아 쫓겨난 신하에게 물었으니
賈生才調更無倫 (가생재조갱무륜) 가생의 재주 더욱 비길 데 없다.
可憐夜半虛前席 (가련야반허전석) 가련하다, 한밤중에 헛되이 다가앉아서
不問蒼生問鬼神 (불문창생문귀신) 백성일은 묻지 않고 귀신 얘기만 묻다니.
賈生(가생):賈誼(기원전 200~168)를 가리킨다. <史記. 屈原賈生列傳>에 의하면,
西漢 가의는 재능이 뛰어나고 뜻이 커서, 일찍이 대중대부를 지냈다.
한 문제가 그를 불러 귀신의 일을 묻고는 십분 감탄하더니, 오히려 백성의 생계지사에 관한 가르침을 청하지 않았다.
宣室:漢 未央宮의 정실. 한 무제는 이곳에서 가의를 불러서 접견했다.
訪:묻다. 자문을 구하다.
逐臣(축신):가의가 일찍이 장사로 폄적되었기에 축신이라 칭했다.
才調(재조): 才氣. 재주.
前席(전석):좌석을 앞으로 옮겨서 가까이 앉다. 한 문제는 가의가 귀신의 일을 얘기하는 것을 듣고,
한밤중이 되자, 귀신에 홀린 듯 들으니, 이로 인해 앉은 좌석이 賈誼 근처로 움직이는 것도 알지 못했다.
【해설】이 시는 가의라는 역사적 인물을 빌려 당시의 혼란한 정치적 실태와 무능한 황제를 비판하고
시인 자신의 회재불우를 기탁한 것이다. 만당 시기는 환관의 득세와 藩鎭(번진)의 할거로 왕권이 쇠락하고
도교와 불교를 맹신하는 풍조가 만연했다.
이상은이 이 고사를 빌어 오늘날을 풍자하고, 唐王이 신선과 귀신을 숭배하는 것을 풍자하고,
현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현자를 임명하지도 못하며, 백성의 입장도 동정하지 못하는 것을 풍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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