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하면 푸른 바다와 설악산이 떠오르지만,
사실 이곳에는 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고찰들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의상대사의 낙산사뿐만 아니라,
깊은 산속에 숨은 원효대사의 영혈사,
오랜 불교 유적이 남아 있는 도의국사의 진전사도 천년의 시간을 품고 있다.
양양군 지역 사람들조차 잘 모르는 이 오래된 사찰들은,
번잡한 일상을 벗어나 마음의 쉼표를 찍기에 더없이 좋은 여행지다.
동해의 푸른 기운을 맞으며 사색에 잠기고, 깊은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힐링하는 여행. 이번 주, 천년 사찰을 따라 떠나보자.
♣바다를 품은 천년 사찰, 1354살의 낙산사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절경을 자랑하는 낙산사는 양양을 대표하는 천년 사찰이다.
동해를 바라보는 해수관음상과 절벽 위에 아늑하게 자리한 홍련암은 마치 세상의 번잡함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이곳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바다와 하나 되는 기분이 든다.
특히 새벽녘, 의상대에서 바라보는 해돋이는 가슴을 벅차게 만든다.
붉게 물든 하늘과 수평선 그리고 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의상대에서 일출을 보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깊은 산속의 신비로운 공간, 1336살의 영혈사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찰이지만, 한번 찾으면 잊을 수 없는 곳이 있다.
영혈사는 깊은 숲속에 자리한 고즈넉한 천년 사찰이다.
이곳은 다른 사찰들과 달리 번잡함이 전혀 없다.
그저 고요한 자연과 오래된 전각들이 자리를 잡고 있을 뿐.
절을 감싸는 나무들이 마치 보호하듯 서 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영혈사에 들어서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욕심과 고민을 내려놓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찰 곳곳에서 오랜 수행자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고,
걷다 보면 어느새 발걸음마저도 조용해진다.
♣천년의 흔적을 간직한 불교 유적, 1150살의 진전사
한때 많은 승려들이 수행하며 불법(佛法)을 닦던 곳,
오랜 세월 동안 폐사지로 남아 있었던 진전사(陳田寺)는 한국 불교 조계종의 종찰로,
복원 사업이 진행되며 다시금 사찰로서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사찰 경내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지만
천 년의 숨결을 간직한 유물들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진전사에는 삼층석탑(국보 제122호), 석등(보물 제75호), 승탑(보물 제439호) 같은
통일신라 때부터의 불교 문화재가 남아 있다.
▘삼층석탑(국보 제122호) – 균형미가 돋보이는 석탑으로,
단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멋을 자랑한다.
▘석등(보물 제75호) – 한때 사찰을 밝히던 불빛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환히 비춘다.
▘승탑(보물 제439호) – 과거 이곳에서 수행하던 고승들의 부도를 기리는 석조 구조물로,
불교의 깊은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유적들 사이를 걸으며 천천히 둘러보면, 이곳에서 기도하고 수행했던
스님들의 기운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지고, 복잡한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사찰 앞의 설악저수지, 진전사 여행을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
저수지를 내려다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다.
맑은 물 위로 하늘과 주변의 풍경이 비치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불필요한 생각들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고요한 풍경 속에서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
천 년의 시간 속에서 나만의 쉼표를 찍는 특별한 여행을 떠나보자.
세 사찰을 하루에 모두 관람하려면 아래의 동선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낙산사
영혈사 (낙산사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
진전사 (영혈사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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