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목련 후기 - 복효근

甘冥堂 2026. 5. 5. 17:01

목련 후기 - 복효근님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길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길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 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하겠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시인 본인소개

가난한 시골 농부의 집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으며 화가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어려운 가정 사정으로 그림을 계속하진 못했습니다.
대신, 읽고 쓰는 가운데 시를 접하여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1991년에 흔히들 말하는 등단을 하고 시를 쓰며 살고 있습니다.
중등학교 국어 교사로 33년 일하고 명예퇴직을 하였습니다.
지리산 근처 조그만 시골동네에 오두막 하나 짓고 삽니다.
새와 나무와 화초와 더불어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
제가 쓴 시와 산문은 대부분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흔적입니다.
동시집, 청소년 시집, 여러 권의 시집, 디카시집, 교육 에세이, 산문집 등을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