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판사도 어쩔수 없는 농지법

甘冥堂 2011. 1. 22. 11:43

농지 2,000 평에 비닐하우스300평 지어 잠시 남에게 빌려 주었다고

그 농지 전체를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아니면 농지가의 20%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5년간 부과하겠다 하여

1차로 20%에 해당하는 과태료가 고지 되었읍니다.

 

고향의 동생들이 억울해 마지 않아 이의 신청을 냈는데 준엄하신 판사님이 자기로서도

어쩔수 없다고 하는 군요.

어제 민사 법정에 갔더니 그런 상황을 판사님이 설명을 하고 있고 우리 동생 둘은 그냥 '녜,녜' 하며

듣고만 있습니다.

시골 농사꾼이 감히 어디에다 대고 대답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어요?

그 모습을 지켜 보며 답답함을 금할 수가 었었습니다.

'이제 그만 가 보세요'. 재판이 끝났습니다.

 

도리없이 과태료를 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평생 만져도 보지 못한 그 많은 액수를 어디서 구하며 또 농사밖에 모르는 그들이 그 농지를 팔면

어디가서 무얼 하며 살겠습니까?

 

300 평이 잘못 되었으면 그 해당하는 300평 부분만 벌금을 내던 팔라고 하던 해야지

그 2,000 평 전부를 팔라고 하면 그게 형평에 맞는 것입니까?

과태료도  법에 저촉된 300평에 대해서만 부과해야지 전체에 대해 부과하면 그게 합당합니까?

법도 운영의 묘를 살려야지 너무 경직되게 적용하면 애꿎은 농민들만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찬바람이 몰아치는 법원 앞길을 걸으며 추운데 소주 한잔 하자고 합니다.

당연히 해야지요.

간단한 안주 하나 시켜 놓고 소주를 마십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농사만 짓던 동생들이 너무 안스러웠습니다.

오랫만에 얼굴을 마주한 막내의 바싹 마르고 퀭한 눈을 바라 보며 가슴이 아픕니다.

이리저리 애둘러 그간의 지난 일과 앞으로 어떻게 하여야 한다는 등의 말을 조심스럽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알았다는 말을 몇번씩이나 하는 동생들과 얼큰할 정도의 술을 마셨습니다.

 

오랜만에 형제가 만났으니 이런 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합니다

둘째 동생이 올해 환갑입니다.

간단하게 자리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환갑잔치를 한다하면 주위에서 욕 한다고 하며,

별로 벌리고 싶지도 않은 듯 말 합니다.

 

대신 자기 환갑을 기념으로 제안을 하나 합니다.

우리 7남매가  모두 함께 여행 한번 같이 가자.  참으로 좋은 제안입니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이러 저러한 사정으로 못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제대로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이 들어 철 나는구나 하며 웃었습니다.

 

3시에 공판 끝나고 마시기 시작한 술을 7시가 되어서야 끝냈습니다.

차 타는 데 까지 같이 걸으며 막내의 좁아진 어께를 감싸줍니다.

 

밥좀 많이 먹어. 몸이 이게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