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가끔 투닥거린다는 정 박사가 이런 말을 합니다.
살면서 보니 집사람의 잘못된 부문만 눈에 띄여 마음이 편치 못하다.
이 사람이, 젊었을 때 너없으면 못산다고 죽어라 쫒아다니던 그 여자란 말인가?
그래서 생각해 보았답니다.
지금 나는 집사람의 허상만을 보고 있는게 아닌가.
집사람의 실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내가 그 실체는 보려 하지 않고 나의 이상에 맞춘
허상만을 보고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그 허상이 맘에 안들어 투정을 부리는게 아닌가?
지금은 마음을 고쳐 잡고 부인의 실체를 보려고 애쓴다고하며 웃습니다.
불가에서 얘기하는 '相이 相이 아닐때 如來를 보리라' 했는데 그 말을 계속 되집고 있다고 말합니다
40대 초반의 젊은 학자가 순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런 마음 가짐이 너무 순수해 보이기도 합니다.
아니, 순진이니 순수 이전에 부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부럽기도 하군요.
술과 담배를 좋아하는 그가 느닷없이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합니다.
가정에서 누군가와 약속을 한 모양입니다.
담배를 끊으면 술도 당분간 먹지 않아야 하니 오늘 술 한잔하자는군요.
술을 마시게 되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유혹이 생겨 금연에 실패할 것 같답니다.
내일 중요한 시험이 있음에도 그의 금연 결심을 북돋으려 새벽 1시까지 마셨답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 박사(중문학)는 일주일에 한번 우리에게 孟子를 지도하는 선생님입니다.
금연에 성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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