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앉아
어둔 새벽 어스러이 학교 깃대 바라보곤
오늘 날씨 어떨까 가늠해 보네.
가로등 아스팔트 반짝이면 봄비 내리고
무리지은 흰색교복 여름 온 줄 안다.
성긴 귀밑머리 입술 간지럽히고
보이는 것 회색빛 유리처럼 또렷치 않네.
눈 비벼 책을 펴니 글자 겹쳐 두엇인데
문득, 고개 돌려 다시 하늘 바라본다
-필유린 님의 글에서-
.........
이 글에서 대강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점점 잠이 없어져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왔다갔다 서성입니다.
창문을 통해 학교마당에 있는 깃대에 펄럭이는 깃발을 보고
그날의 일기를 대강 가늠해 봅니다.
가로수 오가는 차량의 불빛을 보고 눈이 왔는지 비가 오는지를 압니다.
책을 보려하나 눈이 침침해 엄두도 안나고
괜스레 먼 하늘만 바라봅니다.
.........
요사이는 신문도 안 보고 TV도 안 봅니다.
아니, 안 보는게 아니라 못 봅니다.
눈이 어른거려 금방 피곤해지곤 합니다.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건 대강 짐작합니다.
시끄러운 일도 깜짝 놀랄만한 일들도.
맨날 그 얼굴에 그 얼굴들이 나와서 전파낭비하는 것도 알 수 있고
괜스레 뻔한 내용을 가지고 종이 헤프게 쓴다는 것도 압니다.
보고싶고 듣고 싶은건 그게 아닌데.
텔레폰. 그게 영물입니다.
텔레파시가 통하면 벨이 울리고..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하다못해 스팸메일 하나 안 오면
그 요물을 당장 집어 던져 버리고픈 충동도 입니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선하기만 한 고등학교 운동회 (0) | 2011.05.27 |
---|---|
만족 (0) | 2011.05.22 |
꽃을 안 사면 무엇을 산단 말인가? (0) | 2011.05.19 |
5.16 혁명 50주년을 맞아 (0) | 2011.05.16 |
꽃과 삶은 돼지 (0) | 2011.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