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여름엽서/이외수

甘冥堂 2011. 7. 7. 09:09

 

여름엽서

                                     이외수

오늘 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만한 엽서 한 장

 

그 속에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

말 한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

 

 

..........

이건 순전히 계절 탓이라고나 할까?

신경이 예민해지고  조그만 일에도 지나쳐지지 않아 마음에 걸리는

이럴때 이 시를 읽습니다.

 

이 시인의 말대로 사는 게  별거 아니거니 하면

세상 사는 게 한결 편안해 질텐데...

혼자 온세상의 걱정을 다 둘러맨듯

고민하고 속상해봐도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을

 

나혼자 꿈을 찾아 이곳 저곳을 헤메이는가?

그꿈의 저 켠에는 또 무슨 진망(塵網)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