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엽서
이외수
오늘 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만한 엽서 한 장
그 속에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
말 한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
..........
이건 순전히 계절 탓이라고나 할까?
신경이 예민해지고 조그만 일에도 지나쳐지지 않아 마음에 걸리는
이럴때 이 시를 읽습니다.
이 시인의 말대로 사는 게 별거 아니거니 하면
세상 사는 게 한결 편안해 질텐데...
혼자 온세상의 걱정을 다 둘러맨듯
고민하고 속상해봐도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을
나혼자 꿈을 찾아 이곳 저곳을 헤메이는가?
그꿈의 저 켠에는 또 무슨 진망(塵網)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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