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관안열전은 관중과 안자에 대한 기록이다.
관중은 제나라 환공을 패제후하고 안자는 제환공을 현세(이름을 드날리게) 했다는 것이다. 관중에 대하여는 그 뛰어난 지략으로 세상 제후를 아홉 번이나 모이게 했다는 등 정치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친구인 포숙아와의 우정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도 나온다.
중국의 교과서에 안자에 대한 에피소드가 안자사초(晏子使楚)란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춘추시대 말기, 제나라와 초나라는 모두 대국이었다. 제나라 왕이 안자를 파견하여 초나라를 방문케 했다. 초왕은 자기 나라의 강성함을 믿고 안자에게 모욕을 줌으로써 초나라의 위세를 드러내리라 생각했다.
초왕은 안자의 체구가 왜소하다는 것을 알고 성문 옆에 개구멍을 뚫어 놓고 이 구멍으로 안자를 들어오도록 했다. 안자가 그를 마중나온 관리에게 말했다. “이것은 개 나라를 방문할 때에만 드나드는 문이니, 당신들 나라가 도대체 어떤 나라인지 분명하게 왕에게 물어보시오” 왕은 할 수없이 성문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안자가 초왕을 접견했다. 초왕이 비웃으며 말했다. "그래, 제나라에는 사람이 그리도 없단 말인가? 어찌 당신 같은 사람을 보냈단 말인가?“ 안자가 매우 난처해하며 말했다. ”대왕, 참으로 난처합니다. 거짓을 말할 수도 없고 사실을 말씀드리자니 대왕께서 노하실까 두렵습니다.“ 초왕이 말했다. ”사실대로 말해보라“. 이에 안자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제나라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상등국에 사신을 보낼 때에는 상등의 사신을 보내고, 하등의 나라를 방문할 때에는 하등의 사람을 보냅니다. 저는 가장 쓸모없는 사람이라 여기 초나라에 파견된 것입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안자는 일부러 웃었고 초왕은 따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
초왕이 술자리를 마련하여 안자를 초대했다. 그들이 즐겁게 음식을 들고 있을 때 두 명의 간수가 죄수 한사람을 묶어 데리고 나타났다. 초왕이 물었다. “저 자는 무슨 죄를 지었으며어느 나라 사람인가?” 간수가 대답했다. “저 자는 절도죄를 지었으며 제나라 사람입니다.”
초왕은, 드디어 안자를 골탕 먹일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물었다. “제나라 사람들은 어찌 이리도 못나서 이런 일을 저지른단 말인가?” 안자가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태연히 대답했다.
“대왕께서는 어찌 모르십니까? 회수 남쪽의 귤은 크고 답니다. 그러나 귤나무를 회수 북쪽에 심으면 작고 쓴 탱자가 열리는데, 이것은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제나라 사람이 제 나라에서는 편안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어 열심히 일하지만 일단 초나라에 오면 도적이 되고 마니, 이 역시 두 나라의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초왕은 이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사죄하며 말했다. “나는 본래 대부를 웃음거리로 만들려 했는데, 오히려 대부에게 웃음거리가 될 줄은 몰랐소.”
이후 초왕은 안자를 존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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