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염가계 애야치(厭家鷄 愛野雉)

甘冥堂 2011. 7. 16. 18:03

 

몽당붓이 산처럼 쌓인들 뭐 그리 대단하리

일만권 책을 읽어야 신명이 통하는 법

그대 집안 전해오는 필법이 있으니(원화각)

그걸 버리고 남에게 묻는 짓일랑 하지 마시게

 

退筆如山未足珍      (퇴필여산미족진)

讀書萬券始通神      (독서만권시통신)

君家自有元和脚      (군가자유원화각)

莫厭家鷄更問人      (막염가계갱문인)

 

북송때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소동파 蘇軾이 그의 조카에서 써 준 글입니다.

조카의 가문에도 원화각이라는 훌륭한 필법이 있는데 그걸 마다하고

당대 명필이자 명문장인 소식에게 글을써 달라고 부탁을 한 것입니다.

 

몽당붓이란(退筆) 옛날 중국에서 지영이라는 스님이 글씨 공부하느라

쓰고 닳은 몽당붓 열 항아리를 땅에 묻고 몽당붓 무덤(退筆塚)이라고 하였다는 고사에서 나온 글입니다.

아무리 그래봐야 글을 많이 읽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뜻이지요.


유근이라는 조카집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원화각(元和脚)이라는 필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손들이 조상의 훌륭한 서체는 내팽기치고 남의 서체만을 탐낸다고 나무라는 것이지요.

염가계(厭家鷄)가 바로 그런 뜻입니다.


염가계 애야치(厭家鷄 愛野雉)라는 말에서 나온 것입니다.

집에서 기르는 닭은 싫어하면서 들에서 야생하는 꿩을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자기 것은 가볍게 여기고 남들이 하는것에만 가치를 두는 세태를 풍자한 경구입니다.

조카 망신시키는 방법도 여러가지이지요?

 

厭家鷄 愛野雉.

자기 것을 먼저 보듬고 사랑해야 당연한 것이지요,

또 자기가 잘하는 것을 갈고 발전시켜야지,

남들이 하니까, 또는 세류에 휘둘려 자기것을 버린다면 자기만의 고유한 것은 영원히 없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공부도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 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발전이 있고 나중에라도 후회를 않게 되는 것입니다.

 

중년들은 이 말 그대로, 자기집 씨암닭같은 마누라를 예뻐하고 사랑해야지, 

세상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들꿩같은 무뇌녀(無腦女)를 마음을 두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염가계 애야치(厭家鷄 愛野雉).

이주 좋은 경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