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주역을 배우려고

甘冥堂 2012. 3. 15. 06:26

세계를 재패하기 원했던 알렉산더 대왕이 어느 날 한 점성술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자신의 손금을 보여주며 자신이 세계를 재패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점성술사는 “당신의 손금이 지금보다 1cm만 더 길었다면 분명 세계를 재패했을 것이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여 당신은 세계를 재패하지 못할 것이오.”라고 답했다.

이 말에 알렉산더 대왕은 바로 칼을 뽑아들고 자신의 손을 그어 손금을 1cm를 늘렸다. 겁에 질려 있었던 점성술사는 그 모습을 보고 “당신의 운명은 세계를 재패할 수 없으나, 당신의 개척의지가 세계를 재패할 것이오.”라고 말했다. 이처럼 운명학이나 역학 같은 학문은 개척의지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

백범일지를 보면 김구 선생은 과거시험을 보러 갔다가 그냥 돌아온다. 중인의 신분으로서 합격한들 관직에 오를 리 없으니 해봤자 글 모르는 양반 자제들 대신 글 써주는 일밖에 더하겠느냐며 포기한 것이다. 그렇게 돌아온 아들에게 아버지는 관상, 주역, 풍수에 관한 책들을 주며 공부를 해 보라고 권한다. 그렇게 공부를 시작한 백범은 어느 날 관상학 책을 가지고 자신의 관상을 살펴보게 된다. 그랬더니 자신의 눈, 코, 입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거지의 상이 깃들여 있었다. 양반도 아닌 자신이 관상마저 거지팔자임을 알게 되자 그는 자살을 결심한다. 그런데 관상학책의 맨 마지막 구절에 관상불여심상이라는 글귀가 있었다. 관상이 제아무리 뛰어난들 마음의 상을 쫓아갈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를 읽고 마음의 상이 더 우선이라는 것을 깨달은 백범 김구 선생은 자살 대신 독립운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 분 사주 역시 자신의 배부르고 등 따뜻한 것을 절대 구하지 않는다! 이다. 다시 말해, 거지팔자인 것이다. 그는 실제 한 번도 돈을 벌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군자금을 얻어 썼다. 그렇지만 결코 개인유용으론 쓴 적은 없다. 그는 자신의 배부름은 원하지 않았지만 국가와 민족의 배부름은 간절히 원했다. 이처럼 똑같은 거지 팔자인데 한명은 서울역의 거지가 되었고 다른 한명은 국가의 지도자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운명학이고 역학이다. 어떻게 개척하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바뀔 수도 있고 엉뚱한 삶을 살 수도 있다.

사주들 중에서 술집 아가씨들의 사주엔 도화가 많았다. 도화는 바로 예술적 끼를 의미한다. 이는 잘못되면 바람기나 패가망신할 수이다. 그런데 많은 연예인들의 2세 이름을 지어주면서 알게 된 연예인들의 사주에도 역시 도화가 있었다. 똑같은 도화살을 가진 이들이 한 쪽은 부모들이 억누르고 제대로 끼를 살려 주지 못해 술집에 가 있고, 다른 한 쪽은 연예인으로서 큰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역학은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을 살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무조건 누구는 나쁘고 누구는 좋다 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역학의 특징이며 기본정신이다. (김동완 사주명리학자)

.....

마음이 있으면 통한다고 했던가? 새벽에 일어나 '내문서'를 뒤적이던 중 전에 스크랩 해두었던 글이 눈에 띄었다. 어느 모임에서 주역을 배우면 어떨까 생각 중이라고 했더니 한 동문이 내게 책을 구해다 주겠다며 적극 권한다. 전부터 한번 공부해 봐야지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글도 못읽는 주제에 무슨? 하며 미루고 미루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미룰 수도 없는 일. 배운다는 것보다도 구경이나 해 보자 하는 맘으로 시동을 걸어 본다. 

공자님도 모든 공부를 다 이루시고 난 후에야 주역을 연구하셨다는데, 나 같은 石頭가 어찌 감당이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