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6.25 관련 다큐를 방영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짠하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며. 저런 시절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울적하다.
어르신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나니, 당시를 기억하는 분은 우리집안에서, 당시 7살. 10살이던 누나들과 고모뿐이다.
그런 세월을 어떻게 보냈던가?
내가 어렴풋이 기억하는 건 깜둥이 미군 아저씨가 쓰리쿼터를 몰고 나타나면 "기브미 껌,.. "하며 따라 다니던 기억과,
학교 뒷 동산에서 매주 일요일이면 여자 선교사 한분이 와서 찬송가를 가르치던 일 등이 생각나곤 한다.
문득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언제까지 이런 어정쩡한 상황을 유지할 것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욱'하는 성질은 어디 갔는지. 또 흑백논리로 무장된 정객들의 부르짖음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이를 대놓고 해결할 생각은 안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가?
역사적으로 볼 때, 분단이 과연 나쁘기만 한 일일까?
멀리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550여 년간. 중국은 과연 모든 것을 잃어 버리기만 한 세월이었을까?
그 시대의 민중들의 삶이야 말할 것도 없이 피폐하였겠지만 역설적이게도 중국의 화려한 사상과 문화는 그 시대에
모두 꽃피운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 삼국시대도 마찬가지다. 삼국이 서로 투쟁하며 세력 다툼을 하던 시기에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문화가 꽃 피우지 않았나 싶다.
신라가 통일 된 이후의 역사는 과연 어떠한가. 영토의 윗 부분인, 광대한 요동과 만주일대를 모두 빼앗겨 버리고,
한반도 자체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것이다. 차라리 삼국통일이 안된 것만 못한 결과가 되었다.
이후 고려시대의 역사도 . 솔직히 말하건데 별로 자랑스레 내세울만한 것이 없고, 조선시대 또한 마찬가지가 아닌가?
근세에 이르러. 일제에 핍박 당하여 나라가 결단나고, 국민성까지도 변해 버리고 말았다.
타의에 의한 독립이 되고난 후, 우리는 전대미문의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남북 분단이 되어 어언 60여년이 지나고야 말았다.
역사는 아이러니하다.
이 분단의 기간에 우리나라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남과 북이 대치하고, 더구나 휴전선 바로 코앞에 인구 일 천만명의 대 도시가,
언제 어느 순간에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에 의해 박살날지도 모르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지금의 부를 이루었다.
반면 이북은 휴전선에서 한참 떨어진 , 우리와 비교하면 한결 안전지대인 평양에 수도를 정하고도 우리에 한참 뒤진
지리멸렬한 경제 발전을 이룬것이다. 이는 무엇을 비교함인가?
어느 재벌 총수가 말했 듯 소위 '메기論'이 상당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 한다.
위험 부담을 안고 사는 백성들의 정신상태는 항상 긴장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당연한 것이다.
긴장의 끈을 놓치는 순간 나라고 회사고 절단이 나고 말것이니 어찌 긴장하지 않을 수 있으랴.
분단된 상태가 좋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일응 그렇다는 얘기일 뿐, 역사에 정답이 어디 있는가?
본론으로 돌아가자.
과연 우리는 통일을 이루어야만 하는가?
6.25를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가 이제 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은 이미 남의 얘기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지긋지긋한 분단의 대립상태도 이젠 거의 면역상태가 되어 버렸고, 통일 비용 분담이니, 통일의 당위성이니 하는 것은
이미 젊은 세대에게는 남의 얘기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젊은이들에게 있어 분단은 이미 고착화 된 것이다.
이제 이런 상황를 종식시킬 때가 되지 않았나? 어떻게 할까?
우선 광범위하고 진지하게 국민 의식을 살펴 봐야한다. 필요하면 국민투표라도 해야 한다.
과연 통일을 해야 하느냐, 아니면 고착화를 인정하고 현상유지를 해야 하느냐를 확정시켜야 한다.
그결과 통일을 해야 한다는 여론층이 두터우면 하루 빨리 통일을 위한 제반 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현상 유지가 대세라면 더 이상 통일 운운하지 말고, 완전히 갈라서 버려야 하는 것이다.
더 이상 단일 민족이니, 한 핏줄이니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분단의 고착화가 대세라면 어쩌면 다행이랄 수 있다.
삼국시대가 거의 600여년 이어졌고, 그를 감안한다면 남북의 단절도 최소 500년 이상은 계속될 것이다.
헛된 정치가들의 말 노름에 속아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이 국민을 호도하지만.
생각해 보자. 저들이 권력의 마약에 젖어있고 세습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이 수시로 바뀌고 여론이 들끓는, 그 보다도 월등한 국력을 가진 우리 남한 사회를 저들이 과연 감당할 수가 있을까?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그들의 정부를 뒤엎지 않는 한 정권을 잡고 있는 자들이 제 손으로 통일하자고 나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한편, 국민들이 어떠한 희생을 치루더라도 통일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이 모아졌다면. 이건 좀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우선 국민의 희생이 거의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통일을 해야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었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흡수통일을 하던 무력 통일을 할 수 밖에 없다.
무력 통일은 안 된다고? 평화통일을 해야 한다고?
평화란 이상이다. 이상을 현실로 대체하려는 것은 매우 힘들고도 어려운 일이다.
이상은 어디까지나 이상이다. 우리는 흔히 존재하지 않는, 이룰수 없는 것을 이상이라 하지 않는가?
일방적인 평화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한쪽에서 총칼을 들이대는데, '난 평화를 지켜야 해' 한다면 그게 말이 되는가?
우리는 평화통일이라는 환상에서 하루 빨리 깨어나야 한다.
호시탐탐 우리의 헛점을 노리고 도발을 일삼는 저들을 상대하면서 평화 운운하다니, 그런 쓸개 빠진 나라가 세상 어디에 있는가?
이 냉혹한 아사리판에서 순진한 척은 이제 그만 하자.
저들이 도발할 때 그들에게 당한 몇백 배의 보복을 해야 한다. 도발의 근원지를 원천적으로 파괴해야 한다.
도발했으니 당연히 응징하는 것이니 명분이 있지 않은가? 명분있는 응징에 어느 누가 이의를 제기 할 것인가?
비록 먼저 쏘지는 못하더라도 한방 맞았으면 아예 묵사발이 되게 보복해야 한다.
두번 다시 넘보지 못할 정도로 철저하게 파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저들이 무너지면 그 자체로도 대성공인 것이다.
그러나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어쩌면 수백만명이 죽을지도 모르는, 아니면 이를 기화로 하여 대규모 세계전쟁이 터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다. 국민적 정서가 비록 한번 밀어부치고 싶더라도 전쟁만은 막아야 하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전쟁에 희생되고 나서 통일을 이룬다면, 그 전쟁은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어떻게하면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을까?
제풀에 무너지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국력의 차이를 엄청 벌려 놓는 길이다.
단순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의 차이를 벌려 놓으면 저들도 더 이상 무얼 어찌해 볼 도리가 없지 않겠는가?
우리도 독자적 무기체계를 만들고, 저들을 압도할 정도의 군사력도 길러야 한다. 결국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저들이 유일한 전쟁 억지력이라고 자랑하는 핵무기도 만들어야한다.
물론 핵 무장을 한다하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막심한 압력을 받겠지만, 그런 정도는 밀어 붙여야 되지 않겠는가?
기득권을 가진 저들만 핵무기를 가지라는 법이 어디에 있는가?
핵무기를 만드는 것과 이북과 전쟁을 벌려 수많은 희생자를 만드는 것 중 어느쪽이 더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인가?
우리 국민성을 봐도 이건 아닌 것이다.
아니면 아니고 기면 기다. 소위 모 아니면 도의 결판을 내야 속이 풀리는 국민성이다.
전쟁도 무섭고, 핵무기를 만들 주체적 능력이 안된다면. 그렇다면 아뭇 소리 말고 쥐 죽은듯 참고 견디어야 한다.
저들의 어떠한 도발도 그냥 벙어리 냉가슴 앓듯 그냥 참아야 하는 것이다.
이미 그 단계에서는 치욕이니 자존심이니 하는 단어들은 화려한 수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자, 이제 결단을 내리자. 현상 유지냐? 아니면 통일이냐?
진정한 평화는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최소한 이런 결기라도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6.25를 맞아 동작동 현충원을 찾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도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그게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