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沈魚落雁 閉月羞花

甘冥堂 2012. 7. 14. 06:06

沈魚落雁  閉月羞花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잊어 가라 앉고, 날아 가는 기러기가  날개짓을 잊어 그만 땅에 떨어진다.

달이 수줍어 구름속에 숨고, 꽃이 부끄러워 꽃잎을 접는다.

 

이것은 시가 아닙니다.

중국 4대 미인을 일러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중국인들의 엄청난 과장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오월동주라는 고사가 있읍니다. 오나라와 월나라가 같은 배에 탔다는 고사성어입니다. 원수지간이 같은 배에 탔으니 어찌되겠습니까? 춘추전국시대에 월 나라의 구천은 오나라 부차에게 패해 나라를 빼았겼습니다. 복수심에 불타 가시 덤불에 누워 곰의 쓸개를 핥으며 오욕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때 와신상담, 臥薪嘗膽 이라는 고사가 생겼습니다. 

 

월왕 구천은 미인계로써 미녀 서시를 부차에게 보냈습니다. 오왕 부차는 그녀의 미색에 홀려 정사를 게을리 하여 마침내 월나라에게 망하고야 말았습니다.

서시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그녀가 연못가에 산책을 하면서 한숨을 쉬니 그녀의 미모에 넋이 나간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걸 잊고

가라앉았다 하여 침어(沈魚)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정략결혼으로 한나라의 미인 왕소군이 흉노족의 선우에게 시집갈 때 고향 하늘로 날아가는 기러기를 바라보며 비파를 타니,

그녀의 아름다움에 홀린 기러기들이 날갯짓을 잊어버리고 떨어져 내려 낙안(落雁)이라는 별호를 갖게 되었고 훗날 수 많은 시인 가객들이 이를 슬피 읊었다고 합니다.

 

 소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최고의 미인 초선은 후한의 충신 왕윤의 소첩이었습니다. 왕윤이 나라를 구하고자 노심초사하니 초선이 자진하여 왕윤의 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동탁과 여포를 이간질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수심에 젖어 달빛을 바라보니 그 아름다움에 달도 어쩔 줄 몰라 구름 뒤로 숨어버렸다 하여 폐월(閉月)이라고 불리웠습니다.

 

더 이상의 미인은 있을 수 없다 하여 절대가인(絶對佳人)으로 불리운 양귀비가 정원에 피어난 꽃송이를 건드리자 그녀의 미모에 꽃도 그만 부끄러워 잎을 닫아 수화(羞花)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최고의 미인을 일컫는 말 ‘침어낙안(沈魚落雁) 수화폐월(羞花閉月)’은 그렇게 생겨난 것이니 중국인들의 미인을 찬양하는 허풍이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러나,

조물주는 위대합니다. 모든 만물을 공평하게 만드셨으니...

이들 미인들에게도 치명적 약점이 있었답니다.

 

어느 미인은 발이 너무 커서, 밖에 내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전족이라는 관습이 생겨났다 합니다.

어느 미인은 귀가 너무 작았습니다. 귀에 무거운 것을 매달아 귀를 크게 만들었습니다.  귀걸이의 시초입니다.

또 어느 미인은 겨드랑이 암내가 매우 심하였답니다. 그리하여 향료가 만들어졌고, 중국의 향료는 결국 서방의 약탈의 대상이 되게 하였습니다.

양귀비는 입냄새가 아주 심하였습니다. 치명적인 약점이 아니겠습니까? 그리하여 옥을 입에 물고 지냈다 합니다.

옥은 냄새 제거뿐아니라 부패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미인의 기준도 여러가지의 조건이 있었습니다. 삼백, 삼흑. 삼주라하였습니다.

피부와 이와 손은 희어야 하니 삼백(三白)이요, 눈과 눈썹과 머리칼은 검어야 하니 삼흑(三黑)이요,

입술과 뺨과 젖꼭지는 붉어야 하므로 삼주(三朱)라 했답니다.

뿐만 아니라, 가는 허리에 눈처럼 흰 피부를 뜻하는 세요설부(細腰雪膚), 붉은 입술에 하얀 이를 이르는 단순호치(丹脣皓齒)도 그런 맥락의 말들입니다.

 

비록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미인을 표현함이 이에 이르니 참으로 적절하지 않습니까?

특히 중국인에게 있어서는....

 

(蛇足)

서태후는 어부에게서 빼앗은 25mm짜리 진주를 입에 물고 죽었답니다.

도굴꾼인 장개석의 부하가 서태후의 묘를 파헤쳐 보니 모든 부위는 부패했음에도 태후의 얼굴은 전혀 부패되지 않고 그대로였답니다.

진주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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