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韓諫議注 / 杜甫
간의대부 한주에게
今我不樂思岳陽, 지금 나는 즐겁지 않아 악양을 생각하니
身欲奮飛病在牀. 몸은 떨쳐 날고 싶으나 병들어 누워있네.
美人娟娟隔秋水, 아름다운 그대는 가을 강물 건너에서,
濯足洞庭望八荒. 동정호에 발 씻으며 사방을 바라보겠지.
鴻飛冥冥日月白, 기러기는 먼 하늘을 날아가고 해와 달은 빛나는데,
青楓葉赤天雨霜. 푸른 단풍 잎 붉어지고 하늘에선 비와 서리 내린다.
玉京群帝集北斗, 옥경산 선인들 북두성에 모였는데,
或騎麒麟翳鳯凰. 혹은 기린 타고 혹은 봉황에 가려 있다.
芙蓉旌旗烟霧落, 부용 깃발 연무속으로 떨어지니,
影動倒景揺瀟湘. 그림자 거꾸로 비친 채 소상강을 흔든다.
星宫之君醉瓊漿, 천궁의 신선들 좋은 술에 취했는데,
羽人稀少不在傍. 우인은 수가 적어 그 곁에 있지 않다.
似聞昨者赤松子, 옛날에 적송자라고 들은 것 같은데,
恐是漢代韓張良. 아마도 한나라 장량이 아닐까.
昔隨劉氏定長安, 옛날에 유방을 따라 장안을 평정했으나,
帷幄未改神慘傷. 군막속 계책은 변함없어 마음이 아프겠지.
國家成敗吾豈敢, 국가의 성패를 내 감히 어찌하리,
色難腥腐餐楓香. 비리고 썪은 것에 난색하며 풍향을 먹는다.
周南留滯古所惜, 강태공이 주남에 머믄 것 옛 사람들 섭섭해 하지만,
南極老人應壽昌. 남극노인는 마땅이 오래살며 번성하리.
美人胡為隔秋水, 그대는 왜 가을 물 건너에 있는가.
焉得置之貢玉堂. 어찌하면 그대를 옥당에 바칠 수 있을까.
韓諫議注: 이름 한주. 벼슬 간의. 岳陽: 지금의 호남성 악양현. 美人: 군자를 비유. 한주를 말함. 娟娟: 아름답고 좋은 모양.
隔秋水: 한주가 벼슬을 떠나 은거한 것을 비유. 八荒: 사면팔방. 鴻飛冥冥: 먼 하늘. 한주가 이미 은거했음을 비유.
玉京: 옥경산. 도가에서 말하는 천지의 중심. 羣帝: 仙人들. 或: 有的. 翳: 엄폐가 본래의 뜻. 芙蓉旌旗: 선인들이 쓰는 의장.
瀟湘: 지금의 호남. 천상의 선인들이 모여 그 그림자가 瀟水, 湘水에 비침. 星宫: 천궁. 瓊漿: 신선들이 마시는 술.
羽人: 깃털옷을 입은 신선. 이 구절은 조정의 권귀한 자들이 어지러이 모여 황제의 곁에서 명예를 얻으려고 하는데, 한주는 오히려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여 조정에 나아가지 않음을 읊음. 昨者: 이전의 그것. 赤松子: 선인. 전설의 신농때 雨師가 되어 항상 서왕모 신변에 있었음. 韓張良: 한나라 장량. 유방의 평천하를 도왔다. 후에 산속에 숨어 적송자를 따라 놀았다고. 定長安: 유방을 도와 장안에 도읍을 정했다. 帷幄:(휘장유, 휘장악)한서 장량전에 나온다. 대신이 책략을 결정하는 곳.
色難: 얼굴에 난색을 표하다. 楓香: 도가에서 이것을 사용하여 약을 만듬. 餐楓香: 산림에 은거함을 비유. 周南留滯:<사기>천자가 부르니 강태공은 주남(낙양)에 머물고 있었으나 부득이 종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南極老人: 별 이름. 즉 노인별. 胡為: 왜.
貢: 獻 바치다. 玉堂: 미앙궁. 조정. 이 구절은 어떻게 하면 한주를 다시 조정으로 들어가게 할 수 있겠느냐는 뜻이다.
이 시는 游仙詩의 한 종류에 속한다. 隱約하고 함축되어 반복해서 음미해 봐야 비로소 그 맛을 체득할 수 있다. 시는 앞 6구를 1단으로하여 한주가 멀리 동정호에 있고, 세월을 빠르게 지나가는데 그에 대한 생각이 더욱 절실하다. "玉京"이후 제2단은 신선 세계에 대한 묘사로 조정에 소인들이 득세하여 현신들이 멀리 떠나, 한주도 이미 파직되어 조정을 떠난 것을 풍자 했다. "似聞"이후 3단은 한주가 파관된 원인을 그렸으며, 장량을 이에 비유하고 그의 높고 재주 있음을 기린다. 마지막 4단은 자기의 감상을 적었다. 한주가 다시 산에서 내려와 나라를 위해 힘써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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