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公孫大娘弟子舞劎器行/ 杜甫
공손대랑 제자의 검무를 보고
昔有佳人公孫氏, 옛날에 가인 공손씨가 있었는데,
一舞劒氣動四方. 한번 <검기>춤을 추면 사방이 감동했다.
觀者如山色沮喪, 산 같은 관객들 안색이 기를 꺽인듯 하고,
天地為之久低昂. 천지도 그를 위해 오래도록 덩실댔다.
耀如羿射九日落, 빛나기는 예가 살을 쏘아 아홉개의 해를 떨어뜨리듯,
矯如羣帝驂龍翔. 교태는 하늘의 仙人들 용 수레가 비상하듯.
來如雷霆收震怒, 등장할 때는 우뢰가 진노를 거두는 듯,
罷如江海凝清光. 퇴장할 때는 강과 바다가 엉겨 환한 빛을 내는 듯.
絳唇朱袖兩寂寞, 진홍 입술 붉은 소매 모두 적막하였으나,
晩有弟子傳芬芳. 만년에 제자가 있어 그 향기를 전한다.
臨潁美人在白帝, 임영 땅의 미인이 백제성에서,
妙舞此曲神揚揚. 이 곡에 맞춰 절묘하게 춤춰 신명이 넘치는데.
與余問答既有以, 나와 더불어 문답할 적에 이미 까닭이 있었으니,
感時撫事増惋傷. 지금의 일과 추억을 감상하니 애석함이 더하다.
先皇侍女八千人, 선황의 시녀 8천명 중에,
公孫劒器初第一. 공손씨의 <검기> 춤이 본래 제일이었다.
五十年間似反掌, 손바닥 뒤집듯 지나간 50년 세월,
風塵澒洞昏王室. 바람과 먼지 끝이 없어 왕실을 혼미하게 한다.
梨園弟子散如煙, 이원의 제자들 연기 같이 흩어졌지만,
女樂餘姿映寒日. 한 여악의 남은 자태만 차가운 해에 비친다.
金粟堆南木已拱, 금속산 남쪽의 나무는 이미 한아름 되었고
瞿塘石城暮蕭瑟. 구당협의 석성에 해 저무니 스산하다.
玳弦急管曲復終, 대모 현악기 급박한 관악곡 다시 끝나니,
樂極哀來月東出. 즐거움 다하고 슬픔이 오는데 달은 동쪽에서 떠 오른다.
老夫不知其所往, 늙은이 그 갈 곳을 알지 못해,
足茧荒山轉愁疾. 못 박힌 발과 거친 산에서 마음이 조급해진다.
公孫大娘: 개원 년간의 유명한 무도 예인. 劎器: 당대 검무의 하나. 춤추는 사람은 羌족의 옷을 입고 칼을 잡는다. 色沮喪: 낯빛을 잃다.
耀: (빛날 요). 곽. 밝게 빛나다.
羿(예): 사람 이름. 하(夏)대의 제후(諸侯)로, 궁술(弓術)의 명인. 羿射九日: 전설에 요 임금 때 하늘에 해가 열개가 있어 초목이 말라
죽으니 요 임금이 예에게 명하여 해 9개를 떨어뜨렸다 한다. 驂龍翔: 참용상. 용을 타고 날아다니다. 江海凝清光: 마치 강과 바다에
맑은 빛이 어려 있는 것과 같다는 뜻. 雷霆 : 우뢰 臨潁美人: 李12娘. 공손대랑의 제자. 白帝: 배제 성 .
感時撫事: 오늘의 일과 이미 지난일을 추억하니 감개에 젖는다. 撫事: 옛일을 회상하다. 似反掌: 세월이 빠르게 흘러갔다. (손바닥 뒤집듯.)
風塵澒洞: 안사의 난을 말함. 澒洞: 혼돈할 항. 끝없이 가득차 있는 모양. 女樂餘姿: 이12랑의 춤추는 자태에 개원 당시의 가무의 神韵
(신의 음운)이 있다. 寒日: 두보가 이 춤을 보고 시를 쓴 것이 10월이다. 金粟堆: 당 태종의 능이 있는 금속산. 木已拱: 묘 앞에 심은
나무가 한 아름 되었다. 瞿塘石城: 백제성. 기주는 구당협에 가깝고 백제성은 백제산 위에 있다. 玳弦:(대현) 대모로 장식한 현악기.
玳는 큰 바다거북의 껍질로 흔히 장식에 쓰인다. 足茧: 발에 못 배기다.
이 시는 시인이 대력2년(767) 기주에 있을 때 이십이랑의 <검기>춤을 본후 공손대랑과 현종을 떠올리며 역사와 인생의 흥망송쇠에
대한 감회를 노래한 것이다.
老夫不知其所往, 足茧荒山轉愁疾: 이 구절은 두보의 마음이다. 元持 댁을 떠나려니, 나는 마땅히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 다리에 못이
박혀 걷기도 빠르지 못하고, 황폐한 산길을, 어떻게 걸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여기에서 버리고 떠나지 못하는 마음을 비유했다.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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