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가 핀 책이 아니라 명상에서 진리를 찾아라. 달을 보기 위해선 연못이 아니라 하늘을 바라보라"
페르시아의 오래된 속담입니다.
책에 나 있는 길만 따라가면 '지적인 사람'이 됩니다. 책에 난 길을 보며 내 마음에도 길을 낼 때 '지혜로운 사람'이 됩니다.
그게 통찰력입니다. (중앙일보: 통찰력 키우는 독서법)
책을 매일 읽고, 일 년에 100권을 읽고, 또 성경이나 불경을 1천 번을 읽는다면, 그것은 정말 어머어마한 독서량이며 대단한 노력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독서량을 자랑한들 통찰력이나 진리가 찾아지나요? 성경을 천 번 읽은들 마음이 뚫리나요?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명상을하여 진리를 찾으려면 한 권의 책, 또는 성경 한 줄이라도 깊이 읽으라고 합니다. 깊이 묻고, 깊이 생각하고, 깊이 窮理하는 명상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다고 명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달을 보기 위해선 당연히 하늘을 봐야 합니다. 달을 보려고 명상을 하고. 연못가에 앉아 물을 바라본들, 또 책을 읽고, 이백의 시를 읽은들 달이 보이나요? 자기 스스로 하늘을 쳐다보고 달을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어린아이도 알 수 있는 아주 간단한 것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해서 愚를 범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서가에 책이 제아무리 많은들 읽지도 아니하고, 그리하여 그 책장에 곰팡이가 핀다면, 그 많은 책이 무슨 소용이 있나요?
먼지 가득한 책장에 먼지를 쓸어내면서, 책에게 미안하고 자신의 게으름을 한탄합니다.
어느 대학교수의 연구실에 친구가 찾아와, 온 방을 꽉 채운 책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아니, 자네가 이 많은 책을 다 읽은 것인가?" 교수는 웃습니다. "이 많은 책을 내가 어떻게 다 읽을 수 있겠나? 다만 무언가가 생각날 때 그게 무슨 책에 있을 것이다 라는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라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합니다.
일 년에 책 한 권 읽지도 않고, 잡서나 뒤적거리는 주제에, 신문에 난 글을 보고 마치 원군을 얻은 듯 안도 합니다.
아무 글이라도 깊이 묻고, 깊이 생각하고, 깊이 궁리한다면 되는 것 아니냐? 주마간산으로 읽으면서도 그럴듯하게 변명을 하는 것입니다.
변명도 유분수지, 남이 해 논 밥에 숟갈만 데미는 꼴이니 역시 부끄럽기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