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혹 詩讖이 아닐까?

甘冥堂 2014. 10. 28. 13:58

내 몸은 목마름과 배고품을 구별하지 못하고

내 가슴은 그리움과 기다림을 구별하지 못하네.

 

배고픔과 목마름을 구별 못 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우리 몸의 생리구조가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구요,

그리움과 기다림은 조금 차원이 다른 얘기지요,

과학적으로 규명 된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마음 속의 그리움이나 기다림 정도를 구별 못한다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소위 눈에 콩깍지가 끼었다면 모른까. 어찌 그리운 감정과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 인내심을

같은 정도의 감정의 흐름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아침 모임의 글에 윗 구절을 띄웠더니 한 사람도 반응이 없습니다.

이게 뭔 소리야?

거두 절미하고 이 글만 본다면 무슨 의미인지 어리둥절 하겠지요?

사실은 나도 그렇습니다.

누군가 '보고싶다'는 감정을 이렇게 표현했을 뿐입니다.

순전히 계절 탓일 수 만은 없는. 외롭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밤새 눈이 아파 설잠을 자고 일어나니 눈이 부어 오르고, 눈동자가 벌겋게 충혈 되었습니다.

어제 먹은 술 때문이지요. 그보다는 요사이 근 20여일 눈이 불편하여 신경이 좀 날카로워져 있던 중에

술을 마시니 붓기까지 더해진 것 같습니다.

마지못해 안과를 찾아 갑니다.

"별다른 이상은 없는데요. 책이나 컴퓨터하시는 걸 좀 줄이고 편히 쉬세요"

친절한 젊은 의사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별 일 없다고만 합니다. 별 일 없는데 왜 눈알이 아프냐고?

의학적 소견은 '별일 없음'이라네요.

의학적 소견?  교과서에서 배운 바의 작은 의견(?)이란 말인지, 그게 뭔소린지 잘 모르겠네요.

 

가만 생각해 봅니다.

한 해에 한 번 꼴로, 치아에 문제가 생기지 않나, 무릎에. 귀에. 눈에 문제가 생기질 않나. 돌아가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조화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생활이 무절제 하다보니 그리 되었겠지만, 다른 한편으론 세월이 그리 시킨 것이겠지요.

 

헤드라이트도, 조인트도, 엔진도 모두 노후화 된 것입니다.

누가 그걸 모르리오마는 웬지 곡조가 블루스 쪽으로 흐르는 것입니다.

요새 너무 블루스 타령을 많이 했나? 그럴지도 모릅니다.

詩讖(시참)이란 말이 있듯,

'연신내 블루스' 타령이 너무 지나친 게야. 라고 자가진단을 내렸습니다.

 

내 몸은 목마름과 배고픔을 구별하지도 못하고

세월이 가는 지 오는 지도 모른 체

눈에 탈이 나든 몸이 망가지든

시참이 될지도 모르면서 블루스 타령만 했다네.

 

가을이 깊어가니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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