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甘冥堂 2016. 2. 11. 12:13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 예이츠(Yeats)

 

나 이제 일어나 가야지, 이니스프리로 가야지.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을 가꾸고 꿀벌 한 통 기르며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리.

 

그러면 거기서 얼마간 평화를 얻으리. 왜냐면 평화는 물방울 떨어지듯이.

아침의 장막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까지 천천히 오는 것이므로.

한밤엔 온통 희미하게 빛나고, 한낮엔 보라빛으로 불타오르며,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야지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느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나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The Lake Isle of Innisfree> / William Butler Yeats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a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이니스프리> 는 시인의 고향인 아일랜드 슬라이고 근처의 로크길 호수 가운데 있는 작은 섬이다.

예이츠는 1888년 복잡한 런던 시내를 걷다가 느닷없이 이니스프리를 떠올린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 있다.

벌들이 잉잉거리는 숲 속,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정겨운 호숫가의 출렁이는 물결소리 등

전원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가 리드미컬한 리듬과 어울려 마치 서양판 '귀거래사(歸去來辭)'와 같은 정서를 느끼게 한다.

이상향에 대한 동경,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삶에 대한 동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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