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 예이츠(Yeats)
나 이제 일어나 가야지, 이니스프리로 가야지.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을 가꾸고 꿀벌 한 통 기르며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리.
그러면 거기서 얼마간 평화를 얻으리. 왜냐면 평화는 물방울 떨어지듯이.
아침의 장막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까지 천천히 오는 것이므로.
한밤엔 온통 희미하게 빛나고, 한낮엔 보라빛으로 불타오르며,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야지,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느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나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The Lake Isle of Innisfree> / William Butler Yeats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a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이니스프리> 는 시인의 고향인 아일랜드 슬라이고 근처의 로크길 호수 가운데 있는 작은 섬이다.
예이츠는 1888년 복잡한 런던 시내를 걷다가 느닷없이 이니스프리를 떠올린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 있다.
벌들이 잉잉거리는 숲 속,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정겨운 호숫가의 출렁이는 물결소리 등
전원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가 리드미컬한 리듬과 어울려 마치 서양판 '귀거래사(歸去來辭)'와 같은 정서를 느끼게 한다.
이상향에 대한 동경,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삶에 대한 동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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