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농막을 수리 하면서
이것을 고치면 저것을 하고 싶고, 또 다른 것을 추가하고 싶고... 끝도 한도 없다.
농장에 작은 거처 마련하는 것도 이런 정도이니, 주택을 짓는다면 그 욕심이 얼마나 될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쓸데없는 낭비요 허영이다.
눈비나 그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뭔 페인트 칠에, 도배 장판에, 난방시설인가?
혼자 일을 하려니 너무 힘들어 동생을 불러내어 고생시킨다.
쉬는 날 쉬지도 못하게 일만 시키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소박하게 농막을 수리하여
쉬는 날이면- 백수가 백날이 쉬는 날이지만- 텃밭도 가꾸면서 흐르는 물처럼 소일할 것이다.
노자 도덕경에 이런 글이 있다.
上善若水(상선약수) :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불쟁) : 물은 온갖 것을 위해 섬길 뿐 그것들과 다투는 일이 없고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악) :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를 뿐이다
故幾於道(고기어도) :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장 가까운 것이다
居善地(거선지) : 낮은 데를 찾아가 사는 지혜
心善淵(심선연) : 심연을 닮은 마음
與善仁(여선인) : 사람됨을 갖춘 사귐
言善信(언선신) : 믿음직한 말
正善治(정선치) : 정의로운 다스림
事善能(사선능) : 힘을 다한 섬김
動善時(동선시) : 때를 가린 움직임
夫唯不爭(부유불쟁) : 다투는 일이 없으니
故無尤(고무우) : 나무람을 받을 일도 없다
농막 수리하는 데 무슨 도덕경까지 들먹이는가?
'心善淵 : 심연을 닮은 마음'
이 구절이 맘에 들기 때문이다.
거창하게 深淵이 아니라, 그저 작은 소류지 같은 마음이라도 좋다.
그리하여 농막 출입구에 '心善淵'을 써붙여 놓고 道(?)나 닦을까 생각 중이다.
물처럼...
그러다가 너무 지나쳐 '맹물 處士'가 되지는 않을런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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