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題畵梅
明 徐渭
從來不見梅花譜 (종래불견매화보) 지금까지 매화 화첩을 보지 못했지만
信手拈來自有神 (신수염래자유신) 손으로 마음대로 그려내니 저절로 신비롭네.
不信試看千萬樹 (불신시간천만수) 못 믿거든 다른 나무들을 시험 삼아 보소
東風吹着便成春 (동풍취착편성춘) 동풍이 불어오면 문득 봄기운을 느낄 걸세
注釋
梅花譜: 매화를 그린 체본. 본보기. 信手拈來: 종이위에 마음대로 매화를 그리는 것을 가리킨다.
譯文
지금까지 매화 그림의 화첩이 어떤 모양인지 보지 못했지만,
화필을 사용하여 종이위에 마음대로 몇 가지 매화를 그린 것이 매우 신비롭다.
만약 믿지 못한다면 대자연의 수많은 종류의 꽃나무를 보시오,
어떻게 자랐느냐가 아닌, 단지 봄바람이 한번 불어, 스스로 봄색이 되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