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淸平樂
宋 晏殊
紅箋小字 (홍전소자) 붉은 종이에 몇 자 안 되는 글
說盡平生意 (설진평생의) 평생의 뜻 다 말하였네.
鴻雁在雲魚在水 (홍안재운어재수) 기러기는 구름 속에 물고기는 물속에 있어
惆悵此情難寄 (추창차정난기) 슬프게도 이 마음을 부치기 어렵네.
斜陽獨倚西樓 (사양독의서루) 해 저무는데 홀로 서쪽 누대에 기대어 바라보니
遙山恰對簾鉤 (요산흡대렴구) 먼 산이 마치 주렴처럼 내 시선을 막네.
人面不知何處 (인면부지하처) 그 사람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는데
綠波倚舊東流 (녹파의구동류) 푸른 물결만 예와 같이 동으로 흘러가네.
註釋
紅箋: 일종의 예쁜, 시를 쓰거나, 편지를 쓰는 폭이 좁은 빨간 종이.
鴻雁. 魚: 옛 사람들은“雁足傳書”와 “魚傳尺素”의 방식이 있다.
譯文
정교하고 아름다운 붉은 색 편지지에 예쁜 글씨로 가득 써,
일생의 사모하고 사랑한다는 뜻을 모두 다 표현하려 하였다.
그러나 편지를 전해줄 큰 기러기는 멀리 구름 끝에 있고.
물고기는 깊이 물속에 잠겨있어,
이 사랑의 편지를 보내기가 어려우니, 근심이 마음 가득하다.
석양은 서쪽으로 내려가는데, 홀로 누대에 기대어 서쪽을 멀리 바라보니,
먼 산이 가로막아, 나의 시선을 막는다.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은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 알지 못하는데,
사모하는 마음 푸른 물을 따라 출렁이며 동쪽으로 쉬지 않고 흐른다.
이 詞의 정서는 완곡하고 부드럽고, 언어가 섬세하고 담백하여
읽을수록 사람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