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木蘭花
宋 蘇軾
霜餘已失長淮闊 (상여이실장회활) 서리에 긴 회강의 지난날 장활함 이미 없어져
空聽潺潺淸潁咽 (공청잔잔청영인) 잔잔한 영천 강물소리 일없이 듣는다.
佳人猶唱醉翁詞 (가인유창취옹사) 아가씨 여전히 취옹의 사를 부르는데
四十三年如電抹 (사십삼년여전말) 사십삼 년 세월이 번개처럼 사라졌다.
草頭秋霜流珠滑 (초두추상유주활) 풀 위 가을 서리는 구슬위에 흐르듯
三五盈盈還二八 (삼오영영환이팔) 십오일 꽉 찬 달 열엿새부터 이즈러지는데
與余同是識翁人 (여여동시식옹인) 나와 함께 늙은이를 알고 있는 건
惟有西湖波底月 (유유서호파저월) 오직 서호 물결 아래 달빛뿐이라.
註釋
醉翁詞: 歐陽脩가 영주 西湖를 읊은 사. <木蘭花>와 같이 천여 수의 <采桑子>등 사를 지었다.
譯文
가을서리 내린 후, 긴 회강은 지난날의 장활하고 호탕함은 사라지고, 다만 들리는 것은 영수의 잔잔한 물결 뿐,
마치 나를 대신하여 세월 가는 것을 슬퍼하여 흐느끼는 듯하다.
강위에는 유장한 노랫소리 들려오는데. 아름다운 여인이 취옹의 곡사를 노래하고 있다.
사십삼 년이 총총 흘러, 나르는 번개처럼 번쩍 가버린 것 같다.
생명은 풀 위의 가을 이슬처럼 둥글고 매끄러운데, 잃어버리고 없어지는 것은 오히려 한 순간에 불과하다.
15일 둥근달도 휘영청 밝고 꽉 찼으나 다음날부터 천천히 이지러진다.
나처럼 취옹을 알고 있는, 지금까지 남은 이 몇 명인가?
오직 서호 물결 밑에 밝은 달만, 일찍이 모든 사람들을 비추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