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訴衷情
宋 黃庭堅
一波才動萬波隨 (일파재동만파수) 한번 물결치니 만파가 따라 이는데
簑笠一鉤絲 (사립일구사) 사립 쓰고 긴 줄로 낚시한다.
金鱗正在深處 (금린정재심처) 귀한 물고기는 바로 깊은 곳에 있으니
千尺也須垂 (천척야수수) 천 자 낚시 줄 반드시 드리워야 하네.
呑又吐 (탄우토) 삼켰는가 토했는가
信還疑 (신환의) 믿었다가 의심해도
上鉤遲 (상구지) 낚시 바늘에 물리는 게 늦기만 하다.
水寒江靜 (수한강정) 강물은 차고 강은 조용한데
滿目靑山 (만목청산) 청산은 눈에 가득
戴月明歸 (대월명귀) 배에 가득 밝은 달만 싣고 오네.
譯文
이 사는 어부의 생활을 쓴 것이다.
외로운 배에 사립옹이, 차가운 강물에 낚시를 드리우는데,
낚시 바늘을 물에 넣으니, 물결 일어 파문이 이어진다.
물고기는 물밑에 잠겨있는데, “金鱗”을 잡으려고,
어부는 낚시 줄이 천 자를 드리워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이때 이 시각, 어부는 물 아래 물고기에 정신을 집중하는데,
마치 물고기가 낚시 바늘 좌우로 빙빙 돌면서,
미끼를 삼켰다가 또 미끼를 토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느릿느릿 낚시 바늘에 걸리지 않는다.
물은 차갑고 강은 고요한데, 청산은 눈에 가득하고, 배에는 달이 밝아,
경치가 맑고 고요하다.
어부는 그 뜻이 물고기에 있지 않고, 자신을 강과 하늘,
떨어진 미세한 털끝 같이 아무런 구속도 없는 생활에 둔다.
이는 詞人이 몇 번 폄적된 후에, 인생이 순탄치 못함을 느끼고,
마음속에 幻想하는 逍遙超脫한 境界를 표현하여,
이른바 “漁父家風”과, 또 그가 당시에 추구하였던 바를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