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眼兒媚
宋 范成大
酣酣日腳紫煙浮 (감감일각자연부) 화창한 날 자색구름 떠있는데
妍暖破輕裘 (연난파경구) 예쁘고 따듯한 담비 옷 벗는다.
困人天色 (곤인천색) 하늘색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니
醉人花氣 (취인화기) 취한 사람 꽃의 기운으로
午夢扶頭 (오몽부두) 머리를 기대고 낮 꿈을 꾼다.
春慵恰似春塘水 (춘용이사춘당수) 봄은 흡사 봄 연못의 물처럼 게으른데
一片穀紋愁 (일편곡문수) 한 가닥 주름무늬 같은 근심
溶溶洩洩 (용용설설) 넘실넘실 새어 나오고
東風無力 (동풍무력) 동풍은 무력한데
欲皺還休 (옥추환휴) 파도치다 다시 쉬려한다.
註釋
酣酣: 짙고 성한 모습. 崔融의 <和宋之問寒食題黃梅臨江驛>의 시에: “遙思故圓陌, 桃李正酣酣”, 역시 이 뜻과 같다.
縠; 주름 비단. 지지미 견직물. 皺: 주름 추.
譯文
구름층 중에 맑고 아름다운 햇빛 비치고. 떠오르는 수증기와 잘 어울려, 자색 구름 잇달아 하늘가에 떠다니는 것 같다.
봄볕은 화창하게 비추고, 몸에는 따뜻한 것이 들어온다.
천기는 사람을 곤하게 하고, 꽃향기는 천천히 내 가슴속에서, 흐릿하니 깊고 깊은 꿈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 봄날의 게으름은 담담한 근심을 묶어, 완연히 연못속의 푸른 물 같이 하늘하늘 흐른다.
작은 물결 가벼이 출렁이고,
동풍은 유약하고 힘이 없어,
봄물은 때론 찡그리고, 때론 잠잠하고 평평하고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