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데 산티아고

여행 뒤의 여행

甘冥堂 2018. 9. 28. 05:51

本여행이 끝나면 바로 돌아가야 한다.

여행이 끝난 후에는 관련된 후속 여행을 하지마라.

북한산 오흠거사가 말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끝난 후 그 뒷풀이로 묵시아, 피니스텔라 4일 걷기나 계속할 걸...

 

바로셀로나에 온 것이 후회가 된다.

이게 무슨 고생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산티아고에서 바로쎌로나까지 밤 버스로 17시간과

바로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날 12시간,

그리고 마드리드행 밤 버스 7시간 반을 쓸데없이 허비한 것 등,

시간 낭비가 너무 많았다.

 

마드리드에서는 만족한 여정이 될까?

9월30일 아침. 숙소에서 check out 을 하고 공항에 갈 때까지의 10여 시간은 또 어떻게 보낼고?

 

바로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날은 썩 즐겁지가 않았다.

어제 밤에 한 번 스치고 지나간 길을 다시 더듬는 게 무슨 재미가 있겠나?

 

더구나 졸려서 눈을 반쯤 감고 다니다가

가우디 가족성당을 가는 지하철 안에서 소매치기를 당할 뻔하지 않았나.

피곤한 중에 이런 일이 겹치니 기분이 매우 안 좋다.

 

같이 까미노 길을 걷던 친구는 바로셀로나 Nord 버스터미날에서 눈깜빡할 사이에 배낭을 통째로 도난 당하여,

여권을 재발급 받으러 마드리드로 가야한다는 말을 듣고는 너무 속이 상했다.

그 친구의 집이 나랑 철길 하나 사이인데...

 

그렇더라도.

밤 10시15분 버스를 타려고 7시 이전에 터미날에 도착하여

Bar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앉아 있으니,

그런 안 좋은 일들이 저 멀리 사라진다.

 

혼자 다니는 여행.

외롭고 쓸쓸하기까지 하다.

마누라가 옆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이든 여성들- 사실 이번 여행에서는 60세가 넘은 여성분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바로셀로나 명승지 관광객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 한국인들 중에서

나이든 여성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마누라. 미안해.

얘기가 곁가지로 흘렀다.

 

하여튼

본여행 끝나면 바로 귀국하는 게 현명하다.

주제가 재미 있으면 됐지, 그 蛇足(사족)까지 만족할 수야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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