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이 시집을 내면서
'말기의 행성인 이 지구에서
또다시 종이를 없애며 책을 내는 행위가
나무들한테 햇빛한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문득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 민망했다.
아무도 읽어줄 이 없는, 그 쓸데없는 글들을 책으로 엮어
우쭐대며 홀로 뿌듯해한 게 영 찜찜하다.
종이 생각을 아주 하지않은 것은 아니다.
'장안의 종이값만 올린다.'
서문에 썻으되 그건 진정이 묻어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기야
인터넷 블로그나 트위터에 올리는 것도
전력. 전파를 낭비하는 것이니.
종이와 다를 바 없는, 그게 그거 아닌가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한 말이니 어쩌겠나?
지구야, 나무야, 햇빛아,
나도 미안해!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