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사진 1500여개.
450여개 남겨두고 모두 삭제했다.
그 지우는 데만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작년까지는
그 이전 것을 컴퓨터로 옮겨 보관했는데,
이번에는 그대로 지워버렸다.
컴퓨터에 저장된 것을 한번도 꺼내본 적도 없고
굳이 찾아볼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용없는 일이다.
사진을 지우며
어떤 장면은 지울까 말까 망설여지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그냥 과감하게 삭제해 버렸다.
그 순간이 즐거웠으면 됐지,
두고두고 미련을 가질 게 뭐있겠나.
오래전.
중국 장가계인가?
혼자 오신 노인이 사진도 안 찍고 우두커니 서 계셨다.
"기념사진 하나 찍어드릴까요?" 하니.
손사례를 치며 몸을 피한다.
"사진은 남겨 뭐하우."
어찌하여 그때의 장면이 기억나는가?
그 순간이 지나면 그만이다.
어제는 지나가버린 오늘이다.
새로운 오늘이 시작되면
남은 사진도 언젠가는 또 지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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