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의 핵심 柱聯
주련은 사찰과 궁궐, 고택의 기둥에 걸어놓은 연구를 말한다.
널빤지에 새겨져 이야기와 깨달음이 펼쳐진다.
강화도 마니산 정수사 대웅보전 (세종5년 1423년)과 부산 금정산 범어사 대웅전의 주련에
摩訶大法王 無短亦無長 本來非早白 隨處現靑黃
(마하대법왕 무단역무장 본래비조백 수처현청황)
거룩하고 위대하신 법왕님은, 짧지도 또한 길지도 않으며,
본래 희거나 검지도 않으며, 모든 곳에 인연 따라 나타나시네.
해인사 법보전에
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是
(원각도량하처. 현금생사즉시)
깨달음이 있는 곳은 그 어디인가? 지금 생사가 있는 이 자리다.
강화 정족산 전등사에
佛身普遍十方中 月印天江一切同
(불신보편시방중 월인천강일체동)
부처님은 온 세상에 계시니 천 개의 강에 달그림자 비치는 것과 같다.
이어
四智圓明諸聖士 賁臨法會利群生
(사지원명제성사 분림법회리군생)
사지에 밝으신 모든 성현이 분연히 법화에 임하여 군생을 이롭게 하시네.
북한산 진관사 나가원에
處世若無毫末善 死將何物答冥候
(처세약무호말선 사장하물답명후)
세상 살아감에 작은 일까지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면
장차 죽은 다음 염라대왕의 물음에 무엇으로 대답하리.
백암산 백양사 대웅전 전면에
佛身普遍諸大會 充滿法界無窮盡 (불신보편제대회 충만법계무궁진)
寂滅無性不可取 爲救世間而出現 (적멸무성불가취 위구세간이출현)
其中衆生不可量 現大神通悉調伏 (기중중생불가량 현대신통실조복)
부처님의 몸은 여러 큰 회중에 두루 계시고, 온 법계에 가득하여 다함이 없으시네
적멸은 자성이 없어 취할 수 없건만, 세간을 구하고자 출현하셨네
그 가운데 있는 중생은 한량없으나, 큰 신통을 보이시어 모두 조복 받으시네
태화산 마곡사 대웅보전에
古佛未生前 凝然一相圓 (고불미생전 응연일상원)
釋迦猶未會 迦葉豈能傳 (석가유미회 가섭기능전)
本來非皂白 無短亦無長 (본해비조백 무단역무장)
옛 부처님 나기 전에도, 뚜렷하게 한 모습 둥굴었지
석가도 몰랐는데, 가섭이 어찌 전했으랴
본래 희거나 검지도 않으며, 모든 곳에 인연 따라 나타나네
(皂: 早의 속자)
영축산 통도사 대웅전에
月磨銀漢轉成圓 (월마은한전성원)
素面舒光照大千 (소면서광조대천)
連臂山山空捉影 (연비산산공착영)
孤輪本不落靑天 (고륜본불락청천)
默契菩提大道心 (묵계보리대도심)
달이 은하수에 걸려 차츰 둥글어지니
맑은 얼굴빛을 뿜어 대천세계를 비추네
원숭이들 팔을 벌려 달그림자를 잡으려하지만
달은 본래 푸른 하늘에서 떨어진 적 없네
묵묵히 보리(지혜)는 큰 도심에 계합하네
능가산 내소사 천왕문에
鐸鳴種落又竹篦 (탁명종락우죽비)
鳳飛銀山鐵壁外 (봉비은산철벽외)
若人問我喜消息 (약인문아희소식)
會僧堂裡滿鉢供 (회승당리만발공)
목탁소리 종소리 멀어지고 이제는 죽비소리
봉황은 은산철벽 밖으로 날아가네
누가 내게 기쁜 소식 있냐고 물으면
회승당에서 발우에 가득한 공양이라 하겠네1
- 중앙일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