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왜 한국인들의 삶은 불만족스러울까?

甘冥堂 2020. 3. 22. 14:38

왜 한국인들의 삶은 불만족스러울까?

 

10점 만점에 6.1.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이번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전까지는 국제비교 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던 터키가 포함된 덕에 최하위를 벗어났을 뿐

한국은 국민이 삶에 만족하는 점수가 두 번째로 낮아 불만 많은나라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기대수명·사회안전·교육 지표 등 상위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높은 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최상위권이고,

범죄율도 낮아 사회안전에 관해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이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같은 교육 관련 지표도 상위권이다.

가구소득은 아직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긴 노동시간과 저임금 등 불만 요인

 

이씨는 연금과 공공근로를 통해 받는 돈으로 노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늙어서 은퇴하는 거야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어도

막상 벌이가 절반도 안 되게 줄어들고 보니 한동안은 막막했다

시간은 남아돌아도 바깥에 한 번 외출할 때마다 돈 생각을 안 할 수 없어

집에서 그냥 텔레비전만 보는 게 일과라고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4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안영욱씨(28)

아직 서른도 안 된 내가 대학생 때가 좋았다고 한탄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학업과 생계를 병행해야 하니 주머니가 비어 있는 사정은 그대로고,

잠을 자고 밥 먹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살아간다는 탄식이다.

 

한준 연세대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주관적 만족이 물질적·객관적 삶의 수준에 비해 낮은 이유로

국민은 소득·일자리가 불안정하고, 사회가 불공정·불평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적인 시각에서 볼 때 격차와 불평등이 심각한 모습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스스로 여유 찾으려는 노력 필요

 

정해식 센터장은 삶의 만족도가 높은 사회를 보면

일자리나 생활환경을 포함해 삶의 구석구석까지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우선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할 때 한준 교수는.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그 수준을 충족하기도 어려워지는데,

경제력이나 지위를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처지를 파악하려는 문화가 만연하면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더욱 힘들어진다.

어찌 보면 한국의 삶의 만족도 순위가 국제적으로 낮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 역시

이렇게 비교를 일상화한 시각이 반영된 것 아니겠는가.”

김태훈 기자 입력 2020.03.22. [경향신문]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리 둘레   (0) 2020.03.23
古來稀  (0) 2020.03.23
가족회식도 못하게 하는 코로나   (0) 2020.03.21
질병. 죽음 그리고 마음의 평화  (0) 2020.03.19
강남.이태원의 밤은 '부비부비'  (0) 2020.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