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수사학- 젊음과 늙음

甘冥堂 2020. 8. 3. 18:55

아리스토텔레스는 당시 그리스인의 사고방식을 반영하면서

《수사학》에서 젊음과 늙음을 다음과 같이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노인, 즉 전성기를 지난 사람의 성격은 젊은이의 성격과 정반대다.
그들은 여러 해를 살았고, 사는 동안 속은 적도 많고 실수도 많이 저질렀으며,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보면 만사가 뒤죽박죽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
그 결과 노인은 확신이 없으며 모든 일을 끝까지 수행하지 못한다. ···

노인은 냉소적이다. 모든 일의 가장 나쁜 점만을 본다.
게다가 노인의 인생 경험은 남들을 믿지 못하게 하고, 남을 못 믿으니 의심이 많다.
따라서 열렬히 사랑하지도 심하게 증오하지도 않으며,
편견이 이끄는 대로 언젠가는 증오할 것처럼 사랑하며 언젠가는 사랑할 것처럼 증오한다.

노인은 인생살이 앞에 무릎을 꿇었기에 속이 좁고,
욕망은 그저 살아남게 하는 것보다 더 고매하거나 더 비범한 것을 겨냥하는 법이 없다.
노인은 돈이 얼마나 벌기 어렵고 써버리기 쉬운지를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에,
돈에 관한 한 인색하다.
노인은 겁쟁이고 늘 미리 걱정하며 산다.
혈기왕성한 젊은이와는 달리 그들의 기질은 차디차다.
노년이 비겁함에 이르는 길을 열어주니, 두려움으로 차갑게 얼어 있다.

노인은 삶을 사랑한다.
모든 욕망의 대상이란 갖고 있지 않은 것이기 마련이고,
가장 절박하게 필요한 것을 갈구하는바,
노인은 살날이 얼마 안 남았기에, 삶을 더욱 사랑한다.

 

 

 

늙은이는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며. 까다롭고. 소심하고. 의심이 많고. 수다스럽고 비관적이다.

성격이 확신이 없으며 미적거리고 냉소적이며 속이 좁고 비겁하다.

부정적 집착과 의심이 성격을 지배하며 살아남은 것 자체가 최대의 욕망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유감스럽게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온갖 악덕을 노인에게 다 갖다 붙여놓았다.

 

 

 

온갖 악덕의 원흉으로 몰아붙이는 노인.

늙음은 죄가 아니다.

이를 조금이라도 회피하려면 젊은이들을 설득해야 한다.

수사학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 세 가지 설득의 방식이 있다.

에토스(말하는 자의 진정성),
파토스(대중의 심리상태),
로고스(논리)다.

어려운 얘기다.

차라리 입 닫고 침묵을 지키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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