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삼, 전복에 소주 한잔 곁들이며
여행 중 제멋대로 자란 수염
그리고 행원포구에서 어느 젊은 부부가 찍어 준 사진을 보며,
허겁지겁 앞만 보고 달린 제주 일주를 돌아본다.
무엇이 그리 바빳나?
몇년 전 산티아고 순례길을 회상한다.
홀로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800km 먼 길을 걸었다.
좌우도 돌아보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걸었다.
끝마무리에 이르러서야 그렇게 서두른 게 아쉬웠다.
여기저기 충분히 돌아보며,
쉬고 싶으면 쉬고, 먹고 싶으면 먹으면서
여유를 가졌어야 했는데...
이번 제주올레길을 마무리 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뭐가 그리 바쁜지.
한 코스가 끝나면 편히 쉬면서 느긋하게
다음 코스를 준비했어야 했는데.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려고 다음 코스를 계속 걷곤 했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게 무언가?
여행은 여유다. 비움이다.
아직도 그걸 모르다니 ...
해 달 별.
삼양이라 했다.
삼양해변 서쪽으로 붉은 해가 진다.
숙소에서 바라본 저녁놀이 곱기도 하다.
여행이 끝난 후의 여유.
그나마 이런 여유라도 있으니 다행이다.
'여행, 사진. 먹는 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천여행 자료 (0) | 2021.04.26 |
---|---|
제주올레 1-1 우도 (0) | 2021.04.19 |
다시 걸어보는 삼양해변 (0) | 2021.04.18 |
JEJU OLLE PASSPORT (0) | 2021.04.18 |
제주올레 21 (0) | 2021.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