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놓아라

甘冥堂 2021. 11. 14. 08:51
가을은 대자연이 인간들에게
'보라, 놓아버리는 것이 얼마나 쉽고 아름다운가'
일러주는 시간이라 했다.

함께 생활하던 모든 것을 버리고 돌아선 농막.
다시는 찾지 않겠다며
근 열흘째 집에만 머물고 있다.

차 끓이던 주전자, 오래된 찻잔
작은 탁자. 따뜻한 난로
바라만 봐도 취기가 오르던 그 많은 담근주
책, 액자...

누군가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 갔겠지.
아니면 쓰레기로 버려졌던가.
30년 생활이니 그 양은 얼마만큼인가?
두어 트럭 분량은 되겠지.

'놓아버리는 것이 얼마나 쉽고 아름다운가'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이런 경험을 해 보았는가?

놓아라!

'놓친 고기가 크다'는 말도 있는데
이미 잡아놓은 물고기를 놓아버린 심정,
누가 알겠나?

얼마나 쉽고 아름다운가?가 아닌
얼마나 어렵고 아쉬운가?


어쩔 수 없는 소인배다.
시간이 더 흘러야겠지.
그래야 잊혀지겠지.

다행인 것은 이것들이 모두 무생물인 것이다.
만약에 버린 것들이 강아지. 고양이, 벌이나 새들이었으면 어쩔뻔 했나?

욕심이다.
욕심을 내려 놓고 가볍게 살자.
깃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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