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마라탕

甘冥堂 2022. 4. 28. 12:06


마라탕이 유행인가 보다.
마라탕(麻辣燙)이란 ‘맵고 얼얼한 뜨거운 국물’을 말한다.
‘저리다, 마비되다’라는 뜻의 마(麻),
매운 랄(辣), 데울 탕(燙)을 합쳐 만들었다.

마(麻)는 입안이 얼얼해지는 매운맛을 말한다.
정향이나 산초 등의 향신료를 통해 느껴지는 것으로
흔히 알고 있는 매운맛과는 다르다.

랄(辣)은 한국에서도 익숙한 고추의 매운 맛을 뜻한다.
마랄(麻辣, 마라)은 쓰촨 음식의 매운맛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연신내 먹자골목에 중국음식점들이 많이 들어섰다.
마라탕, 훠궈, 양꼬치 등.
강북지역에서 구태여 신림동까지 갈 필요가 없겠다.

오늘은 할머니학우들과 마라탕 회식을 했다.
쭈굴한 얼굴, 처진 눈꺼풀, 헉헉대는 층계 오름.
젊음은 흰머리 사이로 사라지고
손을 마주잡고 얼싸안아도 아무 느낌도 없다.

어쩌랴?
흘러간 세월이 새삼스럽다.

그 아쉬움을 자극적 먹거리로 대신한다.
맵기 이를 데 없는 마라탕.
그 얼얼함을 차가운 소주로 달래야 했다.

'팽~' 시원하게 풀어제끼는 콧물.
뜨겁고 매운 국물을 마시니 코가 뚫릴 수밖에 없다.

다음에는 훠궈나 양로우를 먹어야지...
할머니 콧물은 싫어. ㅎ

그렇게 연신내의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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