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귀생(貴生) 섭생(攝生)

甘冥堂 2022. 11. 14. 13:25

옛날부터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대추나무에 대추를 많이 열리게 하려면 염소를 매어 놓는다고 합니다.

묶여있는 염소는 특성상 잠시도 그냥 있지 않고, 고삐를 당기며 나무를 흔들어 괴롭힙니다.

그러면 대추나무가 잔뜩 긴장하면서 본능적으로 대추를 많이 열도록 하여 자손을 번식시키려는

필사적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식물들이 위기를 느끼면 씨앗으로 번식에 전력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생명에 위기를 느낀 소나무가 솔방울을 많이 만드는 것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우리 몸도 그냥 편히 두면 급속히 쇠퇴하고, 질병과 노화에 취약해집니다.

평소에 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굽혔다 펴기도 하고, 흔들어 주고, 문질러 주고,

비틀어주기도 하여야 생기가 더욱 발랄해집니다.

노자(老子)는 이러한 논리를 도덕경 50장에서 귀생(貴生)과 섭생(攝生)으로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귀생(貴生)이란? 자신의 생을 너무 귀하게 여기면 오히려 생이 위태롭게 될 수 있고,

섭생(攝生)이란? 자신의 생을 적당히 불편하게 억누르면 생이 오히려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선섭생자(善攝生者), 이기무사지(以基無死地).

‘섭생(攝生)을 잘 하는 사람은 죽음의 땅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내 몸을 적당히 고생시키는 '섭생'이 건강한 생을 산다는 것을 설파한

노자의 지혜가 오늘날에 더욱 돋보입니다.

즉, “편안함만 추구하다보면 몸은 망가진다.“는 의미로 잘 기억해야겠습니다.

조선시대 임금들이 대부분 단명한 것도 섭생(攝生)보다는

평생 귀생(貴生)만을 쫓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람의 몸은 편안하게 살고자 끊임없이 욕심을 부립니다.

눈은 아름다운 것만 보려고 하고, 귀는 좋은 소리만 들으려고 하고,

코는 향기로운 것만 냄새를 맡으려 하고,

혀는 부드럽고 맛있는 것만 먹으려 하고, 몸은 편안한 것만 찾으려 하고,

우리의 마음 또한 항상 즐겁기만을 원합니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눈, 귀, 코, 혀, 몸, 정신의 여섯 가지를 육적(六賊, 여섯 도둑)이라 하여

이것들을 잘 통제해야 몸도 마음도 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자신을 억제하고 절제하며 살아가는 섭생(攝生)으로 건강하게 살아야겠습니다.

​이목구비(耳目口鼻)를 아무리 즐겁게 하는 것이라도 넘치지 않게 하고,

좋은 생각을 하며 섭리대로 살아가야 오히려 더 건강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음식을 먹을 때 배부르다고 느끼는 순간이 이미 120%의 음식을 먹은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미련하다고 업신여기는 돼지도 제 양의 80% 이상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노자의 도덕경에서는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으로 ​

눈으로 함부로 보지 말 것, 귀로 함부로 듣지 말 것, 코로 함부로 냄새 맡지 말 것,

입으로 함부로 말하거나 먹지 말 것, 손으로 함부로 만지지 말 것,

발로 함부로 차거나 다니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억제하고, 절제함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행(言行)을 신중하게 하고, 이목구비(耳目口鼻)를 잘 다스리라는 도덕경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담고 살아간다면

늘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스스로의 삶에 충분히 만족하며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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