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달빛에 물들면 야사가 된다

甘冥堂 2022. 11. 30. 08:33

褪於日光卽爲歷史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染於月色卽爲神話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사기를 지은 사마천의 글이다.
소설가 이병주 선생의 글에도 나온다.

달빛에 물들면 야사(野史)가 된다고도 하는데,
야사(夜史)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보는 관점에 따라 역사가 되기도 하고 야사가 되기도 하니
어느 것이 바른 것인지의 판단도 각자의 몫이라 할 수 있겠다.

20여 년 전 중국 여행 중
소설가 이병주 선생을 잘 안다는 분과 동행할 기회가 있었다.

선생은 글을 쓸 때 반드시 한복을 입고 넓은 서재에 앉아 글을 쓰는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이 시중을 들었다고 한다.

이런 일화를 전하면서
위의 역사, 야사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참으로 멋진 구절이라고 생각되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다.

지금까지 지내온 나의 과거는 역사가 될까, 야사가 될까?
밤중에 술이나 마시며 세월을 보냈으니 夜史에 가까울 것이다.
그 밤중에 달빛이라도 비추었더라면 神話가 될 수도 있었을 터인데...ㅎ
아쉽다.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은 계속 이어지지 못하나 보다.

그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새삼 그 친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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