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事付看花散日(만사부간화산일)
: 세상만사를 흩어지는 꽃같이 여기고
一生占得月明宵(일생점득월명소)
: 일생을 밝은 달과 벗하여 살자고 했지.
也應身業斯而已(야응신업사이이)
: 내게 주어진 팔자가 이것뿐이니
漸覺靑雲分外遙(점각청운분외요)
: 청운이 분수밖에 있음을 차츰 깨닫겠네.
방랑 시인 김삿갓은
‘세상만사 흩어지는 꽃과 같으니,
일생을 어둠을 헤치는 밝은 달처럼 살리라.
(萬事付看花散日 一生占得月明宵)’ 고 읊조렸다.
그의 본명은 병연(炳淵)으로 본관은 안동이다.
20세 무렵 과거에 응시해 홍경래의 난 때 항복한 선천 부사 김익순을 신랄하게 비판한 글로 과거에 급제했다.
후일 김익순이 자신의 할아버지임을 알고 벼슬을 버리고 방랑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 생각하고 큰 삿갓을 쓰고 다녀 별명이 김삿갓이 되었다.
평생을 떠돌아다니며 세상사에 대한 해학과 풍자로 살다간 인물이다.
그가 어줍잖은 벼슬길에 나섰다면 지금처럼 역사에 회자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